[비욘드포스트 한장희 기자] 15일 현직 대통령에게 사상 초유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날 오전 일찍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로 검사와 경찰 등을 보내 ‘내란 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윤 대통령 측은 자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으나, 공수처는 체포영장이 발행된 만큼 집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진 이후 윤 대통령은 경호처 차량을 타고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내 공수처로 이동했다. 공수처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오전 11시부터 2시간 반 동안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공수처는 전했다.
오후 조사는 2시 40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며, 이대환 부장검사가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현재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로 영상녹화는 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내란 수괴이자 정점이라고 보고 질문지만 200쪽 이상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사전 모의부터 세부 실행까지 전 과정을 질의하면서 내란수괴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하며 공수처가 수사의 권한이 없고, 체포영장의 부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체포 상태로 조사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48시간이다. 이날 오전 10시 33분 체포영장이 집행됐기에 17일 오전 10시 33분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공수처가 구속 수사 의지를 밝힌 만큼 구속영장 청구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조사가 끝나면 윤 대통령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금될 것으로 알렸다.
이날 현직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지자 외신들도 영장 집행 과정 및 체포 이후의 상황을 주요 뉴스로 다루며 긴급 타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윤 대통령 영장 집행 상황을 라이브 업데이트로 올리고 관련 내용을 실시간 영상 및 속보 등으로 자세히 보도했다.
BBC는 “위기가 한국의 분열을 드러낸다”며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윤 대통령 지지자 및 체포 촉구 집회 참가자들 간의 구호 경쟁, 경찰과 경호처 직원들의 대치 등을 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한국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구금됐다”며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법 집행 당국 간 긴장 속 대치도 종료됐다고 상황을 짚었다.
또 미 CNN 방송은 윤 대통령이 체포 소식에 “지난달 궁지에 몰린 대통령의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로 시작, 몇주간에 걸친 정치적 결전의 최신 사례”라고 소개했다.
CNN은 이어 “지난 몇 주간 윤 대통령이 경호팀에 둘러싸여 요새화된 관저에 머물면서 조사와 탄핵 심판을 앞두고 체포를 피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