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빅테크주들이 하루만에 다시 급락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가 145%에 이르는 것으로 재산정됐기 때문이다.
나스닥지수가 10일(현지시간) 대중 관세가 최대 145%까지 재산정된다는 소식에 장중 7%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자료=LSEG, 로이터통신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4.24% 급락한 것을 비롯해 테슬라 7.3%, 구글 3.5%, 아마존 5.17%, 마이크로소프트 2.34% 각 각 떨어졌다.
반도체주들도 엔비디아가 6% 가까이 급락한 것을 비롯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8%, 대만 TSMC 4.8%, ARM 5.7%, 마이크론은 무려 10% 하락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2.5% 급락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3.4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1% 폭락했다.
백악관은 이날 중국에 대한 관세가 최소 145%라고 발표했다. 마약성분 팬타닐 관련 기존에 부과된 관세 20%에 이날부터 발효된 상호관세 125%를 더한 값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 조처된 관세까지 포함하면 145%가 넘어가는 셈이다.
백악관은 게다가 5월 2일부터 중국과 홍콩에서 오는 800달러 이하의 소액 소포에 대해서는 12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하도록 소액 교역마저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의지다.
이같은 소식에 나스닥 지수는 장 중 낙폭이 -7.19%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가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관세 유예는 도움이 되지만 불확실성을 줄이지는못한다"고 짚었다.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5년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료=미국 노동부, LSEG, 로이터통신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둔화하며 호조를 보였으나 관세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지표인 만큼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2020년 5월 기록한 -0.1%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시장 전망치 0.1% 상승도 밑돌았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 될 수도 있었지만, 관세와 무역전쟁 때문에 그 의미가 무색해졌다"며 "이번 물가 지표는 전 세계적으로 부과되고 있는 관세,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아직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구 전문위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