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은 극심한 가뭄으로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케냐 마사빗주에서 5세 미만 아동과 임산부, 모유 수유 중인 여성 등 100명을 대상으로 영양식을 긴급 지원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지원은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는 ‘케냐 마사빗주 통합 가뭄 대응 역량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유목민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밀알복지재단이 영양식을 긴급지원하는 케냐 마사빗주는 케냐 내에서도 가장 심각한 식량·식수 위기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마사빗주는 전체 인구의 81%가 유목에 의존해 살아가는 지역으로, 최근 5년간 지속된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가축의 90%가 폐사하고 옥수수 등의 식량 가격은 최대 90% 이상 급등한 상태다.
IPC(통합식량위기분류)에 따르면 10명중 3.5명은 마사빗내 영양실조 위기 이상으로 예측되며, 케냐 전역 1.7명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집계된다. 물 사정도 열악해 주민의 절반 이상이 정수되지 않은 염분이 많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아동 78명과 여성 22명 등 총 100명을 대상으로 하루 약 500칼로리를 보충할 수 있는 고영양 혼합식 ‘유니믹스(UNIMIX)’를 1개월치씩 제공했다. 유니믹스는 곡물과 콩류, 식물성 기름, 비타민과 미네랄이 포함된 혼합식으로, 영양실조 치료를 위해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식품이다.
지원 후 아동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결과, 눈에 띄는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공인된 아동영양실조 상태 평가 방법인 팔 윗부분 둘레 측정 방식으로 건강을 진단한 결과, 영유아 78명 중 94%가 영양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고, 영양실조가 중간 단계였던 아이들 대부분은 정상으로 회복됐다. 심각한 상태였던 아이들도 절반 이상이 정상 수준에 가까워졌다.
임산부와 수유 여성 22명도 마찬가지로 영양 상태가 개선됐다. 지원 전에 비해 영양식을 섭취한 이후팔 둘레가 평균 약10% 정도 늘어나는 등 건강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였다.
밀알복지재단은 향후 아동과 여성의 영양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기후위기 속에서도 아동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학교 급식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우물 개발이 어려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긴급 식수 공급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대현 밀알복지재단 국제사업실장은 “기후위기로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유목민 공동체의 현실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개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밀알복지재단은 가장 먼저 도움이 필요한 아동과 여성, 장애인을 중심으로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