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이탈리아 현지 시각으로 8월 24일 밤 9시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 고대 그리스 극장(Teatro Antico di Taormina)에서 한국의 오페라 연출가 안주은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아이다》 공연이 열린다.
타오르미나 극장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외극장 중 하나로,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2,000년 역사를 지닌 극장에서 한국인 여성이 총연출로 나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안주은 감독은 이번 공연에서 조명과 분장으로 야외극장의 특성을 적극 살릴 계획이다. 골드는 신성, 브론즈는 권력, 브라운은 전사의 힘, 블루는 피지배의 운명 등 컬러별로 계급과 서사를 표현하며, 배우들의 의상과 움직임 역시 모두 극의 상징적인 기호로 나타난다.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한국의 대표 무용가인 국립무용단의 박기환을 섭외해 서양의 오페라 음악에 한국의 정통 무용을 접목시킨다. 안감독은 관객들에게 두 나라의 문화가 무대에서 하나가 되는 강렬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안주은 감독은 지난 5월 라구사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시칠리아 클라시카 페스티벌의 《라 트라비아타》를 연출해 기립박수를 받은 바 있으며, 이를 계기로 이번 《아이다》 총연출을 맡게 됐다. 한국인 지휘자나 성악가가 이탈리아 무대에 서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무대 전체를 책임지는 ‘총연출’로 대작인 《아이다》의 감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안주은 감독은 지난해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토스카나 리보르노에서 열린 ‘마스까니 페스티벌’과 산지미냐노 페스티벌을 통해 이탈리아 오페라 무대에서 연출가로 처음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적인 테너 알베르토 프로페타(Alberto frofeta)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지난 4월 시칠리아 클라시카 페스티벌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라 트라비아타》를 성공적으로 연출했으며, 이번에 타오르미나에서 《아이다》까지 연출하게 되었다.
안주은 감독은 “배우들의 움직임, 무용, 합창까지 자신의 손끝으로 지휘하며 이번 《아이다》 공연을 ‘빛으로 쓰인 비극, 색으로 완성된 오페라’의 절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