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한여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잠이 오지 않는다는 불편을 호소한다. 특히 밤새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질 경우 불면증 치료를 문의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난다.
낮 동안 쌓인 피로를 풀어야 할 시간이 오히려 고통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수면에 적합한 온도는 보통 18~20도지만 열대야가 지속되면 실내 온도가 28도 이상까지 치솟는다. 이로 인해 체온 조절 기능과 수면 유도 호르몬 분비에 큰 혼란이 발생한다.
문제는 여름이 지나가고 다소 선선해지는 9월, 10월에도 이러한 불면증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불면증은 그저잠을 못 이루는 현상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균형이 무너지는 신호다. 열대야로 시상하부가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하면 서커디언 리듬이 붕괴되고 이는 곧 피로 누적·면역력저하·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불면증이 3주 이상 지속되면 급성 단계에서 만성 불면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치료가 복잡해지고 삶의 질 전반을 무너뜨릴수 있어 초기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철에 시작된 불면증이 길게 이어진다면 수면클리닉에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이 검사는 불면증뿐 아니라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수면 중 이상행동 등 종합적인 수면질환을 진단하는 데 필수적인절차다. 뇌파·심전도·호흡·근전도 등 20여 개의 센서를 부착해 수면 구조와 단계, 무호흡·저호흡 여부, 수면중 움직임과 심혈관 반응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검사는 예약과 내원을 시작으로 설문 작성, 센서 부착, 수면 관찰, 결과 상담의 순서로 진행된다. 검사 당일에는 평소보다 1~2시간 일찍 내원해 준비를 마치고 이후에는일상적인 환경과 유사하게 잠을 자면 된다.
이처럼 여름철 불면증은 가벼운 계절적 불편이 아니라 건강의 경고음이다. 특히열대야가 잦은 도시 생활에서는 불면증이 만성화되기 쉬워 조기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불면증의 원인을 정확히 밝히는 과학적 도구이자 건강한 수면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다.
숨수면클리닉 이종우 원장은 “열대야 불면증은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데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면제한치료, 자극조절요법, 인지치료, 이완요법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시행하면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며 "아울러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일정한 수면 시간을 지키며 실내 온·습도를조절하는 등 생활 습관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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