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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공간의 의미를 다시 묻다, 소설집 『스페이스 월드』 출간

이순곤 기자 | 입력 : 2025-10-20 10:15

도시의 풍경 속에서 삶의 온도를 포착해 온 오선영의 세 번째 소설
도서출판 교유서가 출간

[신간] 공간의 의미를 다시 묻다, 소설집 『스페이스 월드』 출간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도서출판 교유서가가 제22회 부산작가상 수상 작가 오선영의 소설집 『스페이스 월드』를 출간했다.

소설 『스페이스 월드』는 사라지는 장소와 그 자리에 남은 인간의 정서를 탐구한다. 재개발로 철거되는 동네, 이주한 사람들의 흔적, 관계가 끊긴 집들 속에서 오선영은 “공간은 결국 사람이 머물며 살아온 시간의 총합”이라는 믿음을 그려낸다. 작가는 사소한 일상과 구체적인 기억을 통해 ‘장소가 인간을 만든다’는 서사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소설집 『스페이스 월드』에는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렸다. 작품들은 모두 ‘공간’이라는 공통된 주제 아래,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의 삶과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보여준다. 초반부의 「어니언마켓」, 「카페인 랩소디」, 「발령의 조건」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드러나는 현실적 문제들을 다룬다. 「어니언마켓」은 가상의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지역 사회의 교육열과 계층의 단면을 포착하고, 「카페인 랩소디」는 부산 출신 청년이 서울에서 겪는 생활의 불안과 정체성의 흔들림을 그린다. 「발령의 조건」에서는 부산으로 이주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도시 간 격차와 주거 현실을 보여준다.

책의 중심에는 「안평」과 「스페이스 월드」가 자리한다. 「안평」은 재개발 지역에 머무는 여성을 통해 낡은 집이 투기와 갈등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그리며, 「스페이스 월드」는 사라진 테마파크의 기억을 따라가며 공간의 소멸과 인간의 기억을 교차시킨다. 두 작품은 ‘장소가 사라지는 시대에 인간은 어디에 머무를 수 있는가?’라는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후반부의 세 작품은 관계와 돌봄의 문제로 시선을 넓힌다. 「아직 오지 않은 말」은 부녀 관계 속 감정의 변화, 「유치보관함」은 혈연을 넘어선 가족의 의미, 「임시 보호자」라는 사회 제도 밖에서 형성되는 돌봄의 형태를 다룬다. 『스페이스 월드』는 이처럼 도시와 지역, 가족과 공동체를 잇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페이스 월드』의 인물들은 모두 ‘어딘가를 잃고, 어딘가를 떠나며, 어딘가에 머무르는 사람들’이다. 오선영은 그들의 사소한 일상을 통해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존재의 좌표’임을 증명한다. 작가의 문체는 단정하면서도 섬세하다. 일상의 단면을 확대경처럼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잊힌 감정의 결을 되살린다.

책을 펴낸 교유서가 관계자는 “단편 소설집 『스페이스 월드』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통해 삶의 윤리를 다시 묻는다. 도시가 바뀌고 사람의 자리가 이동하더라도, 그곳을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이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힘이다.”라고 출간 의의를 밝혔다.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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