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주간 배송 전반에 제도 확산… 상반기 주5일제 시행률 80.4% 도달
현장 기사들, “최소 이틀 휴무가 회복에 필수”… 근무 리듬 개선 체감
용인3 심야캠프와 광주1 심야캠프가 HR그룹 ‘워라밸 우수 캠프’로 선정되어, HR그룹 임원진과 각 캠프 관리자들이 인증패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HR그룹(주) 미디어팀 제공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공식 쿠팡택배(퀵플렉스) 최대 파트너사인 HR그룹㈜(대표 신호룡)은 주5일제와 서포터(백업기사) 시스템, 자율선택 협의휴무제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해 ‘워라밸 우수 캠프’로 용인3캠프(심야)와 광주1캠프(심야)를 각각 2호와 3호 캠프로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HR그룹은 지난 8월 일산7캠프를 첫 워라밸 우수 캠프로 지정한 이후 제도 정착 결과를 지속 점검하고 있다.
택배업계는 오랜 기간 주6일 근무가 관행으로 자리 잡아 왔으며, 기사들이 병원 진료나 개인 일정이 필요할 경우 기존 단가의 두세 배에 달하는 외부 용차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 이 구조는 필요한 휴식 확보가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고, 과로 누적과 건강 악화 위험을 높인다는 문제도 제기돼 왔다. HR그룹은 2022년 업계 최초로 주5일제를 전면 도입하고 긴급지원배송제, 서포터 시스템, 자율휴무제 등 현장 기반 운영정책을 단계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
자료=HR그룹(주) 미디어팀 제공
이러한 변화는 시행률 개선으로 이어졌다. 주5일제 시행률은 2024년 69.5%에서 2025년 상반기 80.4%로 상승했으며, 심야 배송은 82.4%, 주간 배송은 79.2%로 제도가 전반적으로 안착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전 지점 100%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인3캠프(심야)의 한 기사 A씨는 “주6일 근무할 때는 출근과 수면이 반복되는 생활처럼 느껴졌지만 주5일제 이후 휴식일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허리 부상을 입은 동료 기사에게 회사가 서포터를 즉시 배치해 2주 넘게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야 배송 기사들은 낮밤이 뒤바뀐 근무 특성상 하루 휴식만으로는 회복이 어렵고, 최소 이틀 이상 휴무가 집중력과 안전 확보에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1캠프(심야)도 자율휴무제가 정착한 사례로 꼽힌다. 기사들은 직접 휴무일을 선택하고 일정 충돌 시 협의해 조정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한 기사 H씨는 “휴무권 존중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는 동료들이 먼저 도와주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로 가족과의 시간, 취미 활동이 늘면서 생활 균형이 회복되는 변화를 체감했다고 전했다.
일산7캠프에서는 장기 치료가 필요한 기사들이 용차비 부담 없이 회복 기간을 확보한 사례가 다수 공유되며 제도의 필요성이 확인됐다. 기사들이 서로 업무를 분담하며 자율휴무제가 연대 기반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HR그룹(주) 미디어팀 제공
HR그룹은 창립 초기부터 관리자 대부분을 배송기사 출신으로 구성해 운영정책에 현장 의견을 반영해왔다. 신호룡 대표는 “지속 가능한 새벽배송의 핵심은 단순한 시간 규제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제도”라며 “문제는 새벽배송 자체가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구조가 부족했다는 점이며, 건강한 노동 리듬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HR그룹은 앞으로 워라밸 우수 캠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주5일제·서포터 시스템·자율휴무제·긴급지원배송제 등 사람 중심 운영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속 가능한 물류의 본질은 사람 중심 운영에 있다”며 “기사들의 건강권과 생활 리듬을 보호하는 제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