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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잡, ‘2025 미디어 10대 키워드’ 발표

이순곤 기자 | 입력 : 2025-12-30 08:39

케데헌, AI 네이티브, 뮷즈, 이수지, 페이커, 숏폼 등

미디어잡,  ‘2025 미디어 10대 키워드’ 발표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방송미디어 전문 취업플랫폼 미디어잡은 30일, 2025년 한 해 동안의 콘텐츠 트렌드와 산업 구조 변화를 종합 분석해 ‘2025년 미디어잡 선정 10대 키워드’를 발표했다.

미디어잡은 올해를 K-콘텐츠의 글로벌 확장, AI 네이티브의 일상화, 숏폼 중심 소비 구조 고착화, 미디어 인력 시장의 재편이라는 네 가지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된 해로 진단했다. 이번 키워드는 단순한 콘텐츠 히트작을 넘어, 미디어 산업의 제작 방식과 소비 흐름, 그리고 인력·직무 구조의 변화를 함께 조망했다.
1. 케데헌이 불러온 K-팝 열풍, K-콘텐츠 위상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3개월 만에 3억 2,500만 시청을 기록하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OST ‘골든’이 빌보드 ‘핫100’ 8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골든글로브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K팝과 K-콘텐츠의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국적 신화와 K팝 아이돌 서사를 결합한 이 작품은 한복, 전통 캐릭터, 한국적 공간감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K팝을 뮤지컬 구조의 핵심 장치로 활용한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다. 7년에 걸친 제작 끝에 탄생한 케데헌은 기존 스타 IP에 의존하지 않고도 세계 시장을 사로잡은 사례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K-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상징하는 2025년 대표 문화 현상으로 평가된다.
2. AI 네이티브의 일상화, CHATS 전략으로 재편되는 미디어 산업

2025년은 생성형 AI가 전문가의 영역을 넘어 일반 대중의 일상적인 도구로 정착한 해로 평가된다. 실제로 정보 탐색 방식은 기존 키워드 검색에서 AI 대화형 엔진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미디어 산업의 AI 활용 흐름은 ‘CHATS 전략’으로 요약된다.

CHATS는 대화형 인터랙션(Chat-ping), 실시간 성과 관리(Health-board), AI 기반 제작(AI Studio), 개인 맞춤형 콘텐츠(User Tailoring), 숏폼 재가공(Short-form Mix)을 결합한 개념으로, 콘텐츠의 제작·유통·소비 전 과정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전략이다.

특히 한 번의 명령으로 영상과 이미지를 제작하는 AI 스튜디오와, 이용자 취향에 따라 콘텐츠를 자동 변형하는 개인화 기술은 미디어 제작의 속도와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러한 변화는 인력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순 제작·편집 인력의 역할은 축소되는 반면,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인간의 감성으로 검수, 조율하는 ‘AI 모더레이터’,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같은 역할의 중요성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단계가 아니라, AI를 전제로 한 새로운 직무와 역할이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3. 국립중앙박물관 600만명, ‘뮷즈 세대’가 나타났다

2025년 국립중앙박물관은 연간 관람객 600만 명을 돌파하며 개관 이래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는 박물관이 장년층 중심의 공간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가 찾는 ‘힙한 문화 소비 공간’으로 재정의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관람객 수 기준으로 파리 루브르, 바티칸, 영국박물관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성과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과 굿즈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른바 ‘뮷즈(MU:DS)’ 소비 현상이 있다. 2025년 상반기 박물관 문화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115억 원을 기록했으며, 단청 무늬 키보드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등은 단순 기념품을 넘어 수집, 디자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른바 ‘뮷즈 세대’는 전통을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된 라이프스타일 요소로 소비한다. 이는 한국적 원천 IP를 현대적으로 가공할 경우, 문화·미디어 산업 전반에서 강력한 상업성과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4. 천의 얼굴 ‘이수지’

이수지의 유튜브 채널명 ‘핫이슈지’는 올해 그녀를 설명하는 가장 직관적인 키워드다. 대치동에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엄마 ‘제이미맘’부터 공동구매 인플루언서 ‘슈블리맘’, 요가 강사 ‘재클린’, 래퍼 ‘햄부기’까지. 올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의 한복판에는 늘 그 이면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이수지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 방송가는 스포츠예능 전성시대

2025년 방송가는 스포츠와 예능의 경계를 허문 스포츠예능 전성시대를 맞았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MBC 〈신인감독 김연경〉을 비롯해 종목별 스포츠 예능이 잇따라 흥행하며 서사 중심 콘텐츠로 확장됐다. OTT와 글로벌 플랫폼에서도 흐름은 이어졌다. 넷플릭스 〈피지컬100〉, 〈아이 엠 복서〉는 ‘경기 결과’보다 인간의 한계와 서사적 경쟁을 강조하며 전 세계 시청자에게 스포츠를 새로운 장르로 각인시켰다. 스포츠는 이제 중계를 넘어 이야기형 예능 장르로 소비되고 있다.

6. 레트로는 감성이 아니라 전략, ‘서울 자가에 대기업 김부장’, ‘태풍상사’ 등

2025년 미디어 시장에서 레트로는 단순한 향수가 아닌 세대 확장을 위한 전략적 콘텐츠 자산으로 활용됐다. 과거 IP와 시대적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은 4050세대의 공감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청층까지 끌어들였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와 〈태풍상사〉는 레트로 감성을 통해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맥락을 동시에 소환했다. 레트로는 이제 감성이 아니라, 확실한 흡인력을 가진 콘텐츠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7. 숏폼 중심 소비, 크리에이터 중심 숏폼이 대세

10분 이하 콘텐츠가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제작 방식과 편성 구조, 출연 인력 수요까지 전면 재편됐다. 기획과 제작은 강한 초반 몰입과 클립 확산을 전제로 설계되었고, 풀버전보다 하이라이트와 재가공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졌다. 숏폼은 이제 보조 채널이 아닌 콘텐츠 성공과 확산을 결정짓는 핵심 무대로 자리 잡았다.

8. e스포츠 역사에 거듭 쓰이는 ‘대상혁’ 페이커의 신화

2025년은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자신의 전설을 다시 한번 갱신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보'로서의 입지를 굳힌 해이다. 그는 2025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거머쥐며 e스포츠 역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단순히 게임의 승리를 넘어,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정상을 유지하는 장인의 서사가 전 세대에게 감동을 주었음을 의미한다.

페이커는 봉준호, 김연아, 손흥민, BTS와 함께 '대한민국 5대 국보'로 거론되며 대중문화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2025년 'e스포츠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페이커를 4년 연속 '스타즈' 부문에 선정하며 그의 공헌을 기렸다.

9. 쿠팡, 넷마블, 롯데카드 등 국내 주요 기업 개인정보 유출

국내 주요 기업인 쿠팡, 넷마블, 롯데카드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쿠팡은 퇴사한 전 직원의 내부 보안 키 탈취로 약 3,370만 명의 고객 정보가 수개월간 유출됐으며, 대응 과정에서도 미흡 논란이 제기됐다. 넷마블은 외부 해킹으로 PC 포털 이용자 611만 명의 계정 정보가 유출됐고, 추가 조사 과정에서 피해 범위가 확대됐다. 롯데카드는 보안 패치 누락 서버 해킹으로 약 297만 명의 회원 정보가 유출됐으며, 일부는 결제 관련 민감 정보까지 포함됐다. 이번 사고들은 외부 공격뿐 아니라 내부 통제 부실이 공통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제재와 과징금 부과를 검토 중이지만, 소비자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10. 미디어 인력 시장의 양극화

2025년 미디어 산업의 변화는 인력 시장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났다. 기획·AI·데이터·기술 이해도를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한 반면, 단순 편집·제작 인력은 구조적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이는 단순한 고용 축소가 아니라, 미디어 산업이 요구하는 역할과 기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미디어 인력 시장의 양극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이는 콘텐츠 산업이 다음 성장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구조적 전환 과정이며, 향후 채용과 커리어 설계 방식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미디어잡 김시출 대표는 “2025년은 단순히 히트 콘텐츠가 많았던 해가 아니라, 미디어 산업의 작동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전환된 해”라며 “제작과 유통, 플랫폼과 기술, 크리에이터와 기업 간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면서 미디어 산업은 더 이상 정형화된 직무 중심 구조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10대 키워드는 어떤 콘텐츠가 주목받았는지를 넘어, 앞으로 어떤 역량과 역할이 미디어 산업에서 요구될지를 보여주는 기준점”이라며 “미디어잡은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콘텐츠 트렌드와 채용 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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