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상한제 도입 美 14개 도시, 배달료·시간 동반 상승 '부작용'
학계·업계 "단순화된 대립 구도로 일률적 가격 통제 시 생태계 공멸"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플랫폼 산업을 위한 규제 정책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이 배달앱 수수료 등 획일적 플랫폼 규제의 부작용을 논의하고 있다./비욘드포스트
[비욘드포스트 한종훈 기자] 플랫폼 산업을 둘러싼 수수료 상한제 등 획일적인 가격 규제가 오히려 배달비 인상과 시장 생태계 위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문가들의 강도 높은 경고가 나왔다. 특정 집단을 돕기 위해 포장된 규제가 오히려 시장을 망치는 '규제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강명구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지속가능한 플랫폼 산업을 위한 규제 정책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는 배달앱 규제를 둘러싼 정책 실효성 논쟁이 집중 조명됐다.
발제를 맡은 김태영 중앙대학교 동북아물류유통연구소 소장은 미국의 실제 실패 사례를 근거로 일괄적 수수료 상한제의 위험성을 짚었다. 김 소장은 "2020년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미국 14개 도시를 분석한 결과, 상한제 도입 이후 소비자가 부담하는 평균 배달료가 약 0.45달러 증가하고 배달 시간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상한(Cap) 적용 시 풍선효과로 인해 오히려 수요가 감소하고 시장 효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실증적 증명이다.
현장과 업계 전문가들 역시 인위적인 비용 통제의 연쇄 부작용을 경고했다. 이시승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수익성이 악화된 플랫폼은 그 비용을 소비자나 라이더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서비스 질 저하와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져 배달시장 전체의 수요 감소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 또한 "직접적으로 비용 구조에 손을 보면 거대 플랫폼은 필연적으로 배달 거리 조정 등 서비스 축소, 광고 등 기타 부가비용 증가, 소비자 가격 전가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다자가 참여하는 논의의 장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최종 피해자가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수수료 상한제로 혜택이 축소되고 배달비가 전가되면, 소비자의 선택은 '배달 외식'이 아니라 '내식 확대'로 이동해 결국 산업 전체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관표 충남대학교 교수는 "과도한 개입은 기업의 R&D 및 혁신 투자 여력을 고갈시켜 장기적인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정부 실패'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영세음식점의 부담은 실효성 있게 완화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경청하며 신중하게 정책 대안을 검토하고 수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