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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부당 의도 없는 단순 누락" vs 공정위 "고의 은폐 정황 포착"

이종균 기자 | 입력 : 2026-03-17 18:13

정몽규 HDC 회장 檢 고발… '1.2조 친족 회사 19년 은폐' 고의성 쟁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연합뉴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연합뉴스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17일 친족이 경영하는 계열사 20곳을 최장 19년간 누락한 혐의로 정몽규 HDC그룹(현대산업개발)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정 회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인트란스해운 등 8개사와 외삼촌 일가가 경영하는 에스제이지세종 등 12개사를 소속 회사 현황에서 제외한 혐의를 받는다. 누락된 회사들의 자산 총액은 2024년 기준 1조 2000억 원에 달하며, 이들은 장기간 사익편취 규제나 공시 의무 등 대기업 집단 시책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정 회장이 해당 회사들의 존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고의로 은폐했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HDC 지주사의 지정업무 담당자와 정 회장의 비서진은 이미 내부적으로 계열사 누락 사실을 발견했으며, 해당 친족들로부터 계열 요건에 해당한다는 확답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누락 적발 시 예상되는 제재 수위까지 검토해 정 회장에게 보고했으며, 정 회장은 관련 친족들을 직접 만나보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등 사안을 직접 챙긴 정황이 포착됐다. 평상시 친족 모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해온 것은 물론, 정 회장이 직접 친족 회사를 방문해 차담을 나눈 사실도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음잔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에이치디씨 동일인 정몽규의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음잔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에이치디씨 동일인 정몽규의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공정위는 또한 HDC 측이 연관성을 숨기려 한 정황도 지적했다. 정 회장의 매제인 김종엽 인트란스해운 대표는 내부적으로 누락 사실이 확인된 직후 17년간 맡아온 HDC 계열사 임원직에서 돌연 사임했다. 아울러 외삼촌 일가 소유의 쿤스트할레는 HDC 계열사와 장기간 거래 관계가 있었으며, 에스제이지세종은 대규모 상장사로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계열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2021년 사촌 관계인 다른 기업집단 총수가 유사한 혐의로 고발되자 이를 의식해 내부 점검을 진행하고도 정작 시정 조치는 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발 결정의 요인이 됐다.

이에 대해 HDC 측은 17일 즉각 유감을 표하며 공정위의 발표에 반박했다. 회사 측은 해당 회사들은 1999년 현대그룹 분리 독립 이후 거래나 채무 보증이 전혀 없었고, 2025년 공정위로부터 공식적으로 친족 독립경영 인정을 받은 실질적 남이라며 고의 은폐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일한 거래로 지목된 용역 계약 역시 연 1억 9000만 원 규모로 계열사 매출액의 0.03%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HDC는 이번 사안이 지분 보유나 거래 관계가 없는 친족 회사들에 대한 신고 과정에서의 단순 누락에 불과하며, 향후 절차에서 부당한 의도가 없었음을 충분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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