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언어발달 장애의 원인이 단순한 ‘말하기 지연’이 아니라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들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한방 치료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성장기 아동에서 언어 이해와 표현 능력 저하가 나타날 경우, 특정 신경회로와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저하가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언어발달과 가장 밀접한 신경전달물질은 도파민(Dopamine),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글루타메이트(Glutamate), GABA(감마아미노부티르산) 등이다.
도파민은 동기, 보상, 주의집중을 담당하며, 부족할 경우 언어 학습에 대한 흥미 저하와 발화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ADHD 성향을 동반한 언어발달 지연 아동에서 흔히 관찰된다.
아세틸콜린은 기억력과 학습, 특히 청지각(소리 인지) 처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언어 이해력과 직결된다. 이 기능이 저하될 경우 “들리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글루타메이트는 뇌의 대표적인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시냅스 가소성과 언어 회로 형성에 필수적이다. 반대로 GABA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로, 과도한 흥분을 조절해 안정적인 언어 출력과 정서 조절에 기여한다. 이 두 물질의 균형이 무너지면 자폐 스펙트럼과 유사한 언어 및 사회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에 대해 브레인리더 한의원 설재현 박사에 의하면 한의학에서는 심(心), 비(脾), 신(腎)의 기능 저하 및 담음(痰飮) 정체로 해석하며, 뇌 기능을 ‘정(精)과 기혈의 충실도’로 본다. 이에 따라 뇌 기능을 보강하고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한약 처방이 이루어진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약재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석창포는 청지각 및 인지 기능 개선에 핵심 약재로, 뇌의 각성도를 높이고 언어 이해력을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원지는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며, 도파민 및 신경가소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신 및 산조인은 불안과 긴장을 완화하여 GABA 계통 안정화에 기여, 언어 출력 시 긴장으로 말이 막히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사용된다.
숙지황과 산수유는 신(腎)을 보하여 뇌 발달의 근본 에너지를 보충하는 약재로, 발달지연 아동에게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또한 총명탕(聰明湯) 계열 처방은 전통적으로 기억력과 학습능력 개선에 사용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언어발달 지연 및 ADHD 아동 치료에도 응용되고 있다.
임상에서는 이러한 약재를 단순히 고정 처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력, 청지각, 정서 상태 등 개별 아동의 뇌 기능 상태에 따라 주 단위로 조정하는 맞춤형 접근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설박사에 의하면 “언어발달 장애의 70~90%는 단순 발성 문제가 아니라 청지각 및 뇌 신경회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며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회복시키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어 “한방 치료는 뇌 기능의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고 신경전달 환경을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으며, 언어치료 및 인지훈련과 병행할 때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기 개입이 언어발달 예후를 크게 좌우하는 만큼, 단순한 ‘말이 늦다’는 판단보다는 뇌 기능 평가와 함께 전문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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