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물류창고 시장에서 규모보다 '효율'이 임차인 유치를 좌우하는 핵심 기준으로 부상했다. 단순히 넓기만 한 창고는 공실 위험에 노출되고, 배송 회전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창고에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알스퀘어는 7일 '2026 물류창고 트렌드 리포트: 공급 경쟁 넘어, 배송 효율로'를 발간했다. 리포트는 국내 물류창고 공급과 임차 시장의 구조 변화를 분석한 결과물로, 창고의 물리적 경쟁력이 수요를 결정짓는 시대로 전환됐다는 점을 핵심 진단으로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분기를 기점으로 상온·저온 물류창고의 공실률이 모두 하락세로 돌아서며 시장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만 창고 규모별로 공실률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5년 4분기 기준 대형 물류창고의 공실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소형과 초대형 창고는 낮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규모에 따라 일관된 추이가 나타나기보다는 특정 유형의 자산에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창고면적 비중별 물류창고 공실률./알스퀘어
이 같은 수요 차이를 만드는 핵심 변수로 '창고면적 비중'이 지목됐다. 국내 물류창고의 연면적 대비 순수 창고 면적 비중은 2016년 평균 95%에서 2025년 평균 67%로 낮아졌다. 공용 공간, 접안 시설, 차량 동선 확보를 위한 공간이 늘면서 실제 물품을 적재할 수 있는 보관 면적이 줄어든 결과다.
공실률 격차는 이 수치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창고면적 비중이 90% 이상인 경우 공실률은 약 12%에 그쳤지만, 60% 미만인 창고는 약 42%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3배 이상의 차이다. 얼마나 많은 물품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느냐가 임차인 유치의 핵심 척도가 됐다는 분석이다.
공급 환경도 달라졌다. 2024년까지 이어진 대규모 신규 공급은 2025년 들어 급감했다. 비주거용 공사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신규 개발 여건이 악화된 탓이다. 시장은 신규 공급보다 기존 완공 자산 중 경쟁력이 검증된 자산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알스퀘어 리서치센터 안태진 연구원은 "입지에 더해 물리적 경쟁력까지 갖춘 자산이 우위를 점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며 "공실 리스크를 낮추려면 구조 설계, 회전 효율, 품목 적합성까지 함께 고려한 운용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