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유병철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역대급 콘서트로 새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방탄소년단은 4월 11일 오후 7시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BTS 월드투어 ’아리랑‘ 인 고양’(BTS WORLD TOUR ‘ARIRANG’ IN GOYANG 이하 BTS 월드투어 ‘아리랑’) 2회 차 공연을 개최했다.
지난 2022년 4월 성황리에 막을 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이후 약 4년 만에 재개된 투어로, 신보 ‘아리랑’(ARIRANG)과 함께 팀의 새로운 챕터인 ‘BTS 2.0’의 분기점이다.
방탄소년단의 뿌리이자 출발점이 되는 한국의 고양 콘서트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정규 5집 ‘아리랑’에 수록된 신곡 무대를 대거 감상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과거와 달라진 현재의 방탄소년단을 만날 수 있었다.
일곱 멤버는 전 세계 음악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글로벌 히트곡과 신보 수록곡을 유기적으로 섞어 자신들이 걸어온 음악적 여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무대는 한국적인 색채가 한층 풍성하게 펼쳐졌다. 정규 5집 수록곡 ‘they don’t know ‘bout us’ 무대에서는 댄서들이 한국의 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미지를 스크린 장비에 구현해 퍼포먼스에 활용했다.
또 다른 수록곡 ‘Merry Go Round’에서는 승무에서 영감을 받은 커다란 천을 소품으로 사용했다. 민요 ‘아리랑’을 삽입해 큰 화제를 모은 신곡 ‘Body to Body’는 LED 깃발, 상모가 떠오르는 LED 리본을 활용해 강강술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한국적인 색채를 짙게 머금은 연출이 이어지며 ‘아리랑’ 투어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 경계를 허문 360도 무대
방탄소년단은 새로운 방식의 스타디움 쇼에 도전했다. 콘서트에서 360도 무대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멤버들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최소화해 공연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세트처럼 활용했다. 사방으로 뻗은 돌출무대를 누비며 관객과 더욱 가까이서 호흡했다.
연출 역시 기존의 익숙한 문법에서 벗어난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소개 VCR을 과감히 덜어내고 연막탄을 든 인물이 예고 없이 등장해 필드를 가로지르며 단숨에 긴장감을 배가했다. 훌리건이 연상되는 무리가 뒤따라 질주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와 동시에 방탄소년단이 모습을 드러내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곧바로 신보의 수록곡 ‘Hooligan’으로 공연의 포문을 열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냈다.
또한 ‘IDOL’ 무대에서는 대형 깃발, LED 리본 등 다양한 소품을 든 50인의 댄서들과 함께 경기장 트랙을 따라 퍼레이드를 펼쳤다. 스타디움 전체가 무대로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은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의 넓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압도적인 규모감을 선사했다.
방탄소년단은 공연이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 이어지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무대와 무대 사이에 연결성을 부여하는 퍼포먼스를 설계해 전환의 순간마저 공연의 일부로 만들었다. 퇴장 장면에서도 거대한 소품으로 관객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분산시켜 아티스트가 무대를 비우는 인상을 지웠다. 타이틀곡 ‘SWIM’에서 수록곡 ‘Merry Go Round’로 이어지는 무대가 대표적이다. 대형 천을 활용해 물결을 연출한 뒤 퍼포먼스가 끝날 때 즈음 그 천에 가려진 채 자연스럽게 퇴장했다.
여기에 다수의 중계 화면과 멀티 라이브 피드를 적극 활용해 좌석 위치와 관계없이 어디서든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불꽃놀이, 화약, 파이어 건, 포그 프레임 등 대형 특수효과(SFX)를 이용해 야외 콘서트만의 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 무대 위에 피어난 한국적 정서
BTS 월드투어 ‘아리랑’은 연출 전반에 한국적인 정서를 깊게 녹였다. 이는 신보 ‘아리랑’의 주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음반으로 자신들이 시작된 장소와 뿌리, 정체성을 다시 돌아봤고, 그 결과는 무대 위 한국적 정서로 피어났다. 전통적인 상징에 현대 감각을 더한 연출이 음악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무대 세트부터 한국의 멋이 느껴진다. 경회루를 모티브로 한 정자형 파빌리온을 360도 무대 중앙에 설치해 모두가 함께 즐기는 연회의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무대 바닥은 태극기를 모티브로 설계했다. 태극의 원형 문양이 중심을 잡고 사방으로 뻗은 돌출무대는 건곤감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이를 통해 태극기의 상징성과 관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실용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공연 시작 전 LED에 상영되는 영상 역시 세심하게 구성됐다. 국악과 민요를 삽입하고 한지 질감의 배경 위에 한국 전통 요소를 띄운다.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국의 미감과 정서를 선명하게 각인시키며 관객들의 집중도를 끌어올린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4월 17~18일 일본 도쿄돔 공연을 거쳐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지의 34개 도시에서 85회 공연을 이어간다. 이는 한국 가수의 단일 투어 기준 최다 회차다. 여기에 일본과 중동에서 추가 공연도 예고돼 투어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비욘드포스트 유병철 기자 /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