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충남 지역방송국 설립 요구 확산 일로
재난방송 공백·뉴스 소외 ‘이중 역차별’ 지적
KBS지배구조 분권화와 인천.충남방송국 설립 국회토론회 모습./인천 방송주권찾기 범시민운동본부
인천=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수도권 핵심 도시 인천이 공영방송 체계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역차별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국민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중앙집권적 구조에 머물면서, 정작 국가 전략 거점인 인천에는 독립 방송국조차 없는 기형적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과 충남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인천과 충청남도 지역방송국 설립 필요성과 함께 KBS 지배구조 개편, 재난방송 체계 구축 문제가 집중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는 인천 방송주권 찾기 범시민운동본부와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교흥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갑), 박수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공주시, 부여군, 청양군)이 공동주최했다.
참석자들은 “지역 균형발전 시대에 맞지 않는 방송 구조가 인천을 뉴스 사각지대로 만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300만 도시 인천, 뉴스는 주변부”…구조적 소외 현실화
발제에 나선 전문가들은 인천의 현실을 ‘대표적 방송 소외 지역’으로 규정했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을 보유한 국가 핵심 도시이자 인구 300만 규모의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독립된 공영방송 거점이 없는 상황이다.
김동원 인천대 교수는 “인천은 항공·해상·안보·감염 등 복합 재난 위험이 상존하는 도시임에도 지역 기반 방송 인프라가 없다”며 “수신료는 많이 내면서도 지역 뉴스는 부족한 대표적인 역차별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재난 대응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공항과 항만, 접경지역을 동시에 갖춘 인천 특성상 실시간 지역 기반 방송 대응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체계로는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도 “KBS 이사회 15명 중 지역 몫은 1명에 불과하다”며 “중앙집중 구조 속에서 인천은 철저히 배제돼 있다”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공항 테러, 해상 사고, 군사적 긴장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려면 재난방송센터 설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이전처럼 방송도 분산해야”…균형발전 요구 확산
톨론회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인천 방송주권찾기 범시민운동본부
이번 논의는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국가 균형발전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으로 공공기관을 이전하며 행정·경제 기능을 분산해온 것처럼 공영방송 역시 분권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우희창 충남대 교수는 “지역 관점에서 정보를 생산하고 여론을 형성할 권리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라며 “방송의 지역 불균형은 단순한 서비스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문제”라고 짚었다.
실제 충남 역시 연간 수백억원의 수신료를 부담하면서도 자체 방송 인프라가 부족해 ‘뉴스 소외’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타 지역 방송을 시청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황인준 공동대표는 “지역 방송 부재는 정치·경제·문화 전반의 손실로 이어진다”며 “방송 주권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실적 한계” vs “공영성 강화”…해법 놓고 온도차
다만 방송국 신설의 현실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KBS 측은 재정과 인력 부족을 이유로 광역화 전략을 통한 효율화를 강조했다.
박재우 KBS 기자는 “인력과 자원을 광역 단위로 운영해 지역 서비스를 강화하려 한다”며 “지역 언론과 협력해 재난방송 거점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독립 방송국 설립 대신 기존 지역센터 확대 등 단계적 접근을 제안하기도 했다.
민진영 공동대표는 “방송국 신설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기존 조직을 활용한 재난 대응 기능 강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공통적으로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는 지역과 시민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국가 균형발전을 추진해온 정부 정책 기조와 맞물려, 방송 역시 중앙집중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인천의 경우 국가 안보와 물류, 경제의 핵심 축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닌 ‘국가적 방송 인프라 재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