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베르트 한치 집행위원장 "세계적 명문 악단과 어깨 나란히…관객에게 특별한 경험 될 것"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대한민국 교향악단이 유럽 클래식 음악의 유서 깊은 전통 중심에 선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 개막 공연 사진. (사진출처_바츨라프 호디나(Pražské jaro), 사진제공=서울시향)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정재왈, 이하 '서울시향')이 2027년 체코에서 열리는 '제82회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축제(Pražského jara‧Prague Spring International Music Festival)'의 개막 공연 무대에 오른다. 80여 년에 이르는 이 축제의 역사 속에서 비(非)유럽권 교향악단이 개막 공연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향은 2027년 5월 12일과 13일 오후 8시(현지 시각), 프라하 시민회관 스메타나 홀에서 개막 연주를 진행한다. 연주곡은 체코 음악의 정수로 꼽히는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Má vlast)> 전곡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공연 사진. (사진제공=서울시향)
1946년에 시작된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축제'는 매년 28개국 이상의 세계 정상급 예술가와 단체가 참여해 60여 개의 공연을 선보이는 유럽의 대표적인 클래식 축제다. 특히 개막 공연은 당대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거장 지휘자에게만 허락되는 영예로운 무대로 평가받는다.
축제는 매년 예외 없이 스메타나의 서거일인 5월 12일에 맞춰 그의 대표작인 <나의 조국> 전곡을 연주하며 막을 올리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 6개의 교향시로 구성된 이 작품은 체코의 역사와 자연, 민족적 정체성을 담고 있어 프라하 봄 축제의 정체성 그 자체로 여겨진다. 그동안 빈 필하모닉(2017년), 베를린 필하모닉(2024년), 체코 필하모닉(2016년, 2025년) 등 세계 주요 악단들이 이 무대를 장식해 왔다.
이번 초청은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이사가 지난해부터 축제 측과 긴밀하게 논의를 이어온 끝에 성사되었다. 여기에 서울시향과 한국 클래식 음악인들이 쌓아온 국제적인 신뢰도 한몫을 했다.
8일(수),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재왈 대표이사. (사진제공=서울시향)
2026년 축제에서는 과거 서울시향의 상임작곡가를 지낸 진은숙이 상주 작곡가로 위촉되었으며, 같은 해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는 한국의 손세혁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로베르트 한치 프라하 봄 축제 집행위원장은 "서울시향은 카네기홀 초청 무대에 올랐고, 아시아 교향악단 최초로 도이체 그라모폰과 장기 음반 녹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며, "과거 이 비범한 작품으로 포문을 열었던 세계적인 명문 악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서울시향의 연주가 2027년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서울시향은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2024년 아부다비 클래식스, 2025년 뉴욕 카네기홀 초청 순회공연을 마친 데 이어 올해 8월 유럽 주요 음악 도시 투어를 앞두고 있다.
이번 2027년 프라하 봄 음악 축제 개막 공연 초청은 한국 교향악단의 연주력이 세계 주류 클래식계에서 확고히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