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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지하철 성추행 처벌, 공중밀집장소추행 ‘고의’ 없으면 무죄일까

김신 기자 | 입력 : 2026-07-10 10:06

법무법인 정의 최윤경 부장변호사
법무법인 정의 최윤경 부장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붐비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의도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신체가 접촉하는 일이 생긴다. 그러나 모든 접촉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 핵심은 신체 접촉 자체가 아니라, 그 접촉이 우연이었는지 의도적인 추행이었는지를 가리는 데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대중교통수단 등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추행’이 성립하려면 자신의 행위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임을 인식하는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문제는 사람의 의도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수사기관과 법원은 접촉 부위와 방식, 반복 여부, 당시 혼잡도, 피의자의 자세와 이동 동선, 상대방이 몸을 피한 이후에도 접촉이 계속됐는지 등 사건 전후의 정황을 종합해 고의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사건에서는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하다. CCTV 영상이나 주변 승객의 진술, 승하차 위치와 이동 경로 등을 통해 의도적인 접촉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우연한 접촉의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면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는 데에도 신중해야 한다.

반대로 사람이 붐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신체 접촉이 우연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접촉이 반복되거나 상대방이 피했음에도 접촉이 계속되는 등 객관적인 정황이 확인된다면 추행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결국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의 관건은 ‘몸이 닿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는가’에 있다. 초기 진술과 CCTV 등 객관적인 자료에 따라 사건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혐의를 받거나 피해를 입었다면 사건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필요한 증거를 신속히 확보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법무법인 정의 최윤경 형사전문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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