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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이재연 박사의 '트렌드 경영'…연봉으로는 못 이긴다, 그러나 5분으로는 이긴다

이봉진 기자 | 입력 : 2026-07-20 07:41

예산 없는 중소기업이 오늘 당장 쓸 수 있는 동기부여의 기술

글 / 이재연 경영학박사, (전) 서일대학교 이사장, (전) 숭의여자대학교 교수. / 사진제공=엘앤에이(주)
글 / 이재연 경영학박사, (전) 서일대학교 이사장, (전) 숭의여자대학교 교수. / 사진제공=엘앤에이(주)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직원의 마음은 돈으로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대가는 오롯이 경영자의 '시간'으로 치러진다.

얼마 전, 한 중소기업 대표에게서 하소연을 들었다. 10년 넘게 헌신한 부장이 돌연 퇴사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붙잡고 싶은 마음에 파격적인 연봉 인상과 직책을 제안했지만, 부장은 모두 거절했다. 답답해진 대표가 마지막으로 이유를 묻자, 부장은 한참을 생각하다 이렇게 답했다.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잘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못했다는 질책은 숱하게 들었지만요."

대표는 억울해했다. "우리 회사가 칭찬에 인색한 곳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인사 평가도 공정하고, 보상 수준도 업계 중상위권입니다."

며칠 뒤 그 회사를 직접 둘러보고 나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곳에는 분명 명확한 평가가 있었고, 합당한 보상도 있었다. 다만, 평가와 보상 사이에 존재하는 365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인정(認定)'이 빠져 있었다.
◆ 임금 인상의 유효기간은 생각보다 짧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직원의 사기 진작을 논할 때 반사적으로 '돈'을 떠올린다. 성과급, 복지 포인트, 워크숍 등을 고민하다 이내 "우리에게 그럴 여력이 어디 있느냐"며 한숨을 쉰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다. 심리학자 프레더릭 허츠버그(Frederick Herzberg)의 '2요인 이론(Two-Factor Theory)'은 임금과 근무 환경을 불만을 줄이는 '위생 요인'으로 분류한다. 즉, 이것이 부족하면 불만이 생기지만, 충분히 채워준다고 해서 곧바로 강력한 동기가 솟아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임금 인상이 주는 만족감의 유효기간은 대체로 몇 달을 넘기지 못한다. 오른 연봉은 곧 새로운 기준선이 되어버리고, 그때부터 직원은 자신의 급여가 '오르지 않은 상태'라고 인식하기 시작한다.

반면 사람을 조직에 오래 머물게 하는 요소들, 가령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 '내 의견이 회사에 닿고 있다는 경험' 등은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 대기업과 자금력으로 경쟁하기 힘든 중소기업에게 이는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유리한 무기다. 이 영역에서는 회사의 규모가 아니라, 경영자와 직원 사이의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승부를 가른다. 그리고 그 거리는 중소기업이 압도적으로 짧다.

◆ 오늘 출근해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기술
첫째, 월요일 아침 컴퓨터를 켜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라.
컴퓨터를 켜는 순간, 그 자리에 앉아 30분이 훌쩍 흘러간다. 부팅을 하기 전, 이번 주 유독 신경 쓰이는 직원 세 명에게 다가가 가볍게 한 마디씩 건네보라. 한 사람당 30초면 충분하다. 도합 5분이면 끝나는 이 짧은 시간이 직원의 한 주 업무 톤(Tone)을 결정짓는다.

둘째, 칭찬에는 반드시 '이름 + 사건 + 영향'을 담아라.
"수고하셨어요"는 의례적인 인사일 뿐 진정한 인지가 아니다. "김 대리, 지난 화요일 견적서에서 납기 조건을 미리 짚어준 덕분에 거래처와 실랑이 없이 매끄럽게 넘어갔습니다." 이처럼 이름을 부르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었는지 명시하며, 그로 인해 어떤 긍정적 변화가 있었는지 덧붙여야 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빠진 칭찬은 듣는 이의 귓가를 허무하게 스쳐 지나갈 뿐이다.

셋째, 공식적인 자리보다 사적인 자리에서 인정하라.
종무식이나 시상식에서의 칭찬이 다분히 의례적이라는 사실은 직원들도 잘 안다. 진짜 마음을 움직이는 인정은 단둘이 있을 때, 혹은 오가며 마주치는 길에 짧고 진정성 있게 던지는 한 마디다. 사적인 인정의 빈도가 공식적인 인정보다 최소 열 배는 많아야 한다. 여기에는 단 1원의 예산도 들지 않는다.

넷째, 정답을 주지 말고 되물어라.
직원이 기획안을 가져왔을 때 "좋네요" 하고 통과시켜 버리면, 그 기획은 기안자 혼자 생각한 수준에 영원히 머문다. "만약 이 기획이 6개월 뒤에 실패한다면,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일까요?"라고 한 번 더 되묻는 것. 사실 이것이야말로 가장 묵직한 인정의 방식이다. 칭찬이 '결과'에 대한 인정이라면, 되묻기는 그 결과를 도출해 낸 사람의 '생각과 잠재력'에 대한 인정이기 때문이다. 질문을 받은 직원은 그 미묘하고도 분명한 차이를 체감한다.

다섯째, 1:1 면담만은 절대 미루지 마라.
경영자에게 급한 일정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이 직원과의 면담이다. 한 번 미루는 것은 피치 못할 사정이지만, 두세 번 반복되면 그것은 '메시지'가 된다. '나는 대표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사람'이라는 뼈아픈 메시지다. 25분 남짓한 면담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경영자의 태도는 웬만한 복지 제도보다 훨씬 강력한 동기를 부여한다.

◆ 다만, 공짜는 아니다
여기서 정직하게 덧붙여야 할 사실이 있다. 앞서 제시한 방법들은 금전적인 비용은 들지 않지만, 결코 '공짜'는 아니다. 그 값은 전적으로 경영자의 '시간'과 '주의력'으로 치러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 단순한 방법들이 현장에서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이유다.

주의할 점이 또 하나 있다. 진정성 없이 형식만 흉내 내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매주 똑같은 영혼 없는 "주말 잘 보냈어요?"가 맴도는 사무실은, 그 5분의 투자가 아예 없는 것보다 아주 약간 나은 수준에 불과하다. 두세 주 실천하다가 바쁘다는 핑계로 건너뛰면 신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 작고 사소한 것들의 위력은 '매주 어김없이 반복될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서두에 언급했던 그 중소기업 대표는 결국 부장의 퇴사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그날 이후, 매일 아침 사무실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매일 직원 다섯 명에게 다가가 그들이 이번 주에 수행한 구체적인 업무를 짧게 언급하며 인사를 건넸다. 처음 두 달은 자주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직원이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대표 스스로 모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반년쯤 지났을 때, 그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회사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자신의 작은 성취를 자발적으로 보고하는 직원들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그는 돈을 쓰지 않았다. 거창하게 사내 제도를 뜯어고치지도 않았다. 그저 매일 직원들을 위해 '몇 분'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었을 뿐이다. 조직은 경영자의 단 한 번의 거대한 결단으로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매일 쌓이는 작고 섬세한 챙김이 임계점을 넘을 때, 비로소 회사는 전혀 다른 조직으로 진화한다.

지금 예산이 넉넉지 않아 직원의 사기 진작을 고민하고 있는 경영자가 있다면, 마지막으로 이 한 가지만 묻고 싶다.

"지난주, 직원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그가 해낸 일을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언급해 준 적이 과연 몇 번이나 있으셨습니까?“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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