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서 기존 구리(Cu) 배선을 대체할 차세대 신소재의 전기적 성능이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입증됐다.
가천대 반도체공학과 진강태 교수. (사진제공=가천대)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 반도체공학과 진강태 교수가 미국 코넬대학교 주디 J. 차(Judy J. Cha) 교수, 예련 천(Yeryun Cheon) 연구원과 함께 위상금속인 ‘나이오븀 아세나이드(NbAs)’ 나노와이어의 전기적 특성을 실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제1저자 Yeryun Cheon 코넬대 연구원, 교신저자 Judy J. Cha 코넬대 교수)
반도체 칩 내부의 수많은 회로를 연결하는 금속 배선(인터커넥션) 소재로는 현재 구리가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의 고집적화로 배선 폭이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로 줄어들면서, 전자가 금속 표면에서 산란해 저항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전력 손실과 신호 지연은 고성능 반도체 개발의 주요 난제로 꼽혀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열-기계적 나노몰딩(Thermomechanical Nanomolding)' 공정을 도입, 직경 약 40나노미터(nm)의 단결정 NbAs 나노와이어를 제작해 전기적 특성을 측정했다.
연구모식도(NbAs 나노와이어와 구리 배선의 저항률 비교) / (사진제공=가천대)
실험 결과, NbAs 나노와이어는 상온에서 9.7±1.6 마이크로옴센티미터(μΩ·cm)의 매우 낮은 저항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일한 성분의 벌크 소재(부피가 큰 덩어리 형태)보다 3~4배가량 낮은 수치다. 연구진은 1차원 나노 구조에서 위상금속 고유의 '표면 주도 전하 수송(surface-dominated charge transport)' 특성이 극대화되면서, 전자의 산란이 줄어들고 수명이 길어져 저항률이 획기적으로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해당 나노와이어는 현재까지 학계에 보고된 위상금속 기반 나노배선 중 가장 우수한 전기적 성능을 보였으며, 높은 전류밀도와 우수한 열전도도를 나타내어 차세대 배선 소재로서의 안정성도 함께 입증했다.
진강태 교수는 “구리 기반 배선 기술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위상금속 배선의 새로운 전도 메커니즘을 실험적으로 규명해 낸 것에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고성능·저전력 미래형 반도체 인터커넥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