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과 민법 개정으로 유류분 제도가 크게 바뀌었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22일 "유류분은 피상속인이 특정인에게 재산을 몰아주더라도 일정 범위의 상속인에게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상속분"이라며 "다만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과 뒤이은 민법 개정을 거치면서 유류분 권리자의 범위와 산정 방식이 달라진 만큼, 상속이 개시된 시점에 따라 적용 규정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류분 권리자 범위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년 4월 25일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을 인정한 민법 제1112조 제4호가 위헌이라고 결정했고, 해당 조항은 결정 즉시 효력을 잃었다. 이에 따라 형제자매는 더 이상 유류분을 주장할 수 없다. 종전에는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각각 유류분으로 인정했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같은 날 헌법재판소는 두 가지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도 내렸다. 피상속인을 오랫동안 학대하거나 유기한 상속인의 유류분을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점,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에 기여하거나 특별히 부양한 상속인의 공헌이 유류분 산정에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이 각각 문제로 지적됐다. 이를 반영해 개정된 민법은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상속인에 대해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고,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재산은 유류분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정비했다. 개정 규정 일부는 지난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도 소급 적용될 수 있다.
반환 방식도 달라졌다. 종전 실무에서는 증여나 유증된 재산 자체를 돌려주는 원물반환이 원칙이었으나, 개정 민법은 금전으로 지급하는 가액반환을 원칙으로 바꿨다. 부동산처럼 여럿이 나누기 어려운 재산을 둘러싼 분쟁에서 정산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실무에서는 보고 있다.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려면 기초재산을 먼저 확정해야 한다. 상속 개시 당시 남은 재산에 생전 증여된 재산을 더하고 상속 채무를 뺀 금액을 기준으로, 각 상속인의 유류분 비율을 곱해 산출한다. 상속인이 이미 받은 특별수익이나 상속으로 받은 몫은 공제된다. 예컨대 부모가 생전에 한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한 뒤 사망했다면, 다른 자녀는 그 증여 아파트까지 기초재산에 포함해 유류분을 계산한 다음 부족한 부분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증여가 기여 보상의 성격인지, 증여 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사안별 검토가 필요하다.
청구 시효도 유의해야 한다. 민법 제1117조에 따르면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유류분권리자가 상속 개시와 반환 대상 증여·유증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엄 변호사는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증여나 유증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이 적용되는 만큼, 재산이 한쪽으로 넘어간 사정을 알게 됐다면 시효를 넘기지 않도록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2024년 4월 이후 개시된 상속에는 바뀐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상속 개시 시점과 증여 내역을 기준으로 자신에게 어떤 규정이 유리한지 정확히 확인한 뒤 절차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