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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 행동이 부른 범죄, '재물손괴' 성립 범위와 실무적 대응책

김신 기자 | 입력 : 2026-07-23 10:16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살다 보면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거나 홧김에 타인의 물건을 던지고, 부수거나,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많은 이들이 "내 물건도 아닌데 좀 망가뜨렸다고 설마 구속까지 되겠느냐"라거나 "나중에 물어주면 그만 아니냐"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재물손괴'는 엄연히 징역형까지 처해질 수 있는 무거운 범죄다.

형법 제366조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여기서 운전자나 피의자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부분이 바로 '효용을 해한다'는 개념의 범위다. 법이 말하는 손괴는 물건을 완전히 부수어 쓰레기로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파손되지 않았더라도 물건 본래의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 모두 재물손괴가 성립한다.
예를 들어 타인의 차량 앞에 무거운 적치물을 바짝 붙여놓아 차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게 방해한 행위, 건물 벽면이나 간판에 페인트칠을 하거나 포스터를 붙여 미관을 해친 행위, 심지어 일시적으로 가축이나 반려동물을 다른 곳에 숨겨두어 주인이 찾지 못하게 만든 행위도 판례상 일시적 효용 상실로 보아 재물손괴죄 유죄가 선고된다. "형태를 파괴하지 않았으니 죄가 없다"는 변명이 실무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이다.

재물손괴 사건의 또 다른 특징은 이 죄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는 점이다. 즉, 피해자에게 뒤늦게 찾아가 피해 금액을 변상하고 합의서를 받아내더라도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자동으로 종결되거나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 합의는 양형에 결정적인 참작 사유가 될 뿐이므로,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기 전 수사 초기 단계부터 대응하지 않는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억울한 오해를 받고 있거나 우발적인 실책으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우선 해당 재물이 타인의 소유가 맞는지, 본인에게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만약 혐의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사안이 경미하고 초범이라는 점, 재산상 피해를 즉각 복구했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소명하여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나 '약식기소(벌금형)'로 사건을 조기에 매듭짓는 전략을 취해야 처벌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피해자와 대충 금액만 맞추어 합의하면 사건이 끝날 것이라 낙관하다가, 사안의 중대성이나 괘씸죄가 적용되어 정식 재판에 넘겨진 후 무거운 형을 선고받고 당황하곤 한다. 일상적인 갈등이 형사 처벌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건 초기 단계부터 자책성 진술을 경계하고 법적 기준에 맞는 피해 회복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한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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