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교단 36년 이병철 시인, 첫 시집으로 독자 만난다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이병철 시인이 첫 시집 『어둠 속으로 기어가는 모르스 부호』를 출간했다. 필명 '낭만바이크'로도 활동하는 이 시인은 현대인의 고립과 노동, 전쟁으로 상처 입은 삶을 작품에 담았다.
시집 제목의 '모르스 부호'는 단절된 세계를 향해 보내는 신호를 상징한다. 서로의 언어가 닿기 어려운 현실에서도 타인과 연결되려는 시도가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짧고 불완전한 신호를 시의 언어로 옮겨 소통의 가능성을 묻는다.
작품에는 강원 지역의 풍경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봄날 오후, 경포 호수를 걷다」와 「아침, 소돌 해변을 걷다」에는 강릉의 자연을 담았다. 「치악산 국형사, 겨울의 시간을 다녀가다」에서는 시인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원주 치악산의 풍경과 시간을 다룬다.
시선은 자연에서 사람과 사회로 확장된다. 「스파이더맨」은 아파트 외벽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바라보고 「젊은이의 먹사니즘」은 생계를 이어가는 청년들의 현실을 다룬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를 소재로 한 「유형의 땅」 연작에서는 전쟁으로 삶의 터전과 일상을 잃은 사람들을 바라본다.
강원 영월 출신인 이 시인은 36년간 강원 지역 교단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횡성 춘당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 시인은 "세상이 아무리 경쟁과 자본의 시장이라 해도 가진 것 없는 이가 누군가에게 빵 한 조각 나누어주는 따뜻한 마음이 살아있는 사회를 꿈꾼다"며 "이 서툰 신호들이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찬란한 발화로 피어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sglee640@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