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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남소송, 외도 사실만큼 ‘혼인 사실을 알았는지’가 중요

김신 기자 | 입력 : 2026-08-28 09:00

법무법인 오현 양제민 이혼전문변호사
법무법인 오현 양제민 이혼전문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뒤 상대 남성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상간남소송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톡이나 사진 등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위자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상간남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에서는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뿐 아니라 상대방이 교제 당시 배우자가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는지, 당시 부부의 혼인관계가 어떠한 상태였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직장동료와 장기간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고 퇴근 후 반복적으로 만나온 사실을 남편이 발견했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두 사람이 여행이나 숙박시설을 함께 이용한 정황까지 확인됐다면 부정행위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상대 남성이 “미혼인 줄 알았다”거나 “이미 이혼한 사람이라고 들었다”고 주장한다면 혼인 사실에 대한 인식이 주요 쟁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간남소송은 외도 상대방에게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절차가 아니라 혼인공동생활을 침해한 행위를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절차다. 간통죄는 폐지됐으므로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상간남을 간통죄로 형사고소하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여기서 말하는 부정행위는 반드시 성관계가 직접적으로 확인돼야만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서 말하는 부정행위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두 사람의 관계와 만남의 방식, 연락 내용과 기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행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그렇다고 배우자와 이성이 연락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상간남소송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직장동료나 거래처 관계라면 업무상 연락과 식사가 반복될 수 있고 오랜 친구 사이에서도 개인적인 연락이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연락 횟수 자체보다 대화 내용과 만남의 장소, 관계가 지속된 기간 등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정황이 중요하다.
상간남소송에서 특히 중요한 쟁점은 상간남이 상대방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는지다. 상대방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알기 어려웠다면 고의·과실이 부정돼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혼인 사실에 대한 인식은 여러 자료를 통해 판단될 수 있다. 두 사람이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가족관계를 알고 있었거나 대화에서 배우자나 자녀가 반복적으로 언급된 경우, 결혼반지나 SNS 등을 통해 혼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정황 등이 사건에 따라 검토될 수 있다. 반대로 배우자가 자신을 미혼 또는 이혼한 사람으로 적극적으로 속였다면 그 내용 역시 중요한 쟁점이 된다.

외도가 시작될 당시 부부의 혼인관계가 이미 실질적으로 파탄된 상태였는지도 중요하다. 대법원은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돼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뒤 제3자가 배우자와 성적인 관계를 맺은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단순히 법률상 혼인신고가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만 확인해서는 부족할 수 있다.

상간남이 “부부가 별거 중이었기 때문에 이미 이혼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별거했다는 사실만으로 혼인관계가 자동으로 파탄됐다고 판단되는 것은 아니다. 별거하게 된 원인과 기간, 서로 연락하거나 경제적으로 협력했는지,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확인해야 한다.

위자료 금액 역시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부정행위의 내용과 기간, 혼인기간과 가족관계, 상간남이 혼인 사실을 알게 된 경위, 부정행위가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등 여러 사정이 고려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등에서 확인한 다른 상간남소송의 위자료 액수를 자신의 사건에 그대로 적용해 결과를 예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배우자와 이혼하지 않더라도 상간남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 상간자소송과 배우자에 대한 이혼소송은 반드시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하나의 절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혼인관계를 유지할 것인지와 별개로 상간남의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하는지를 검토할 수 있다.

반대로 이혼까지 함께 진행하려는 경우라면 문제가 조금 더 복잡해진다. 배우자에 대한 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친권·양육자 지정 및 양육비 문제 등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재산분할은 외도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정산하는 제도이므로 상간남소송의 위자료와 구분해야 한다.

증거수집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 사진, SNS 게시물, 여행이나 숙박과 관련된 자료 등이 부정행위를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배우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풀거나 다른 사람의 계정에 몰래 접속하고 차량에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방식은 별도의 법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직후 상간남의 회사나 가족에게 이를 알리는 행동도 신중해야 한다. 분노 때문에 회사 게시판이나 단체대화방, SNS 등에 실명과 외도 내용을 공개하면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 새로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공개적인 망신주기보다 적법한 민사절차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무에서는 두 사람의 문자와 메신저 대화, 사진, SNS 자료, 만남이나 여행의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이 검토될 수 있다. 특히 부정행위를 보여주는 자료와 상간남이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를 구분해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많은 자료를 모으는 것보다 각각의 증거가 어떤 사실을 뒷받침하는지 연결해서 살펴봐야 한다.

상간남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는 소멸시효 문제도 있으므로 외도 사실을 확인한 뒤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와 관련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과 불법행위를 한 날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부정행위 시점과 이를 알게 된 시점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결국 상간남소송의 핵심은 “배우자가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사실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행위가 존재했고 상간남이 혼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며, 당시 부부의 혼인관계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상태였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설명하는 것이다.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확인했다면 상간남에게 즉시 연락하거나 직장에 알리기보다 현재 확보된 자료부터 원본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부정행위의 기간과 내용, 혼인 사실에 대한 인식 및 부부의 혼인관계를 정리해 손해배상청구와 이혼 여부를 각각 검토하는 것이 상간남소송 대응의 출발점이 된다.

도움말 법무법인 오현 양제민 이혼전문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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