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국악방송(사장 김은하)이 9월 ‘이달의 국악인 : 별, 기록으로 만나다’의 주인공으로 국악 현대화의 선구자인 故 지영희 명인(1909~1980)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본명이 지천만인 지영희 명인은 1909년 경기 평택 출생으로, 1929년 조항련 선생 문하에서 피리 등을 배우며 경기 민속음악과 무속음악을 익혔다. 1941년 '조선음악회'를 창설해 라디오로 국악을 알렸으며, 1946년 서울중앙방송국 전속국악사로 활동하며 국악 대중화의 기반을 다졌다.
지 명인의 가장 큰 업적은 국악관현악단의 창설이다. 1962년 국악예술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국악관현악단을 구성해 초연을 선보였고, 1965년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정식 창단 후 초대 악장 및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며 전통음악이 현대 무대에서 자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전통음악의 악보화와 채보에도 매진했다. 새마을운동 당시 미신 타파의 대상으로 몰려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무속악을 직접 찾아다니며 기록했으며, 서양음악 작곡가 김동진과 협력해 국악 악보화 작업을 전개하고 국악기 개량을 주도하는 등 국악 세계화의 기초를 세웠다.
이번 특집 방송에는 지 명인의 딸 지성자 명인(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보유자)과 제자 김영재 명인(국가무형유산 거문고산조 보유자)이 직접 출연해 고인의 예술혼을 증언한다.
지성자 명인은 “아버님은 전통음악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려 하셨다”며 “무속악이 금지되던 시절 절박한 심정으로 무속인들을 찾아다니며 장단과 이야기를 기록하셨고, 그 악보가 현재까지 남아 있다”고 회고했다. 김영재 명인 역시 하와이 이민 출발 전날 밤새도록 장구 장단을 가르쳐 주던 지 명인의 일화를 언급하며 고인의 남달랐던 국악 사랑을 전했다.
1973년 국가무형유산 시나위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던 지 명인은 1975년 해외 이민으로 보유자 인정이 해제된 후 1980년 하와이에서 타계했다. 그의 부인 故 성금연 명창 또한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명예보유자로서 부부가 평생을 국악 전승에 헌신했다.
해당 방송은 국악방송 FM(수도권 99.1MHz 등)을 통해 매일 오전 8시 48분과 오후 7시 24분에 송출되며, 모바일 앱 '덩더쿵 플레이어'를 통해서도 청취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