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다른 사람이 제작한 사진이나 영상, 음악, 글, 디자인 등을 사용했다가 저작권 침해로 고소되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게시물을 삭제하면 끝날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경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은 뒤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다는 통지를 받으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저작권침해검찰송치라는 결과를 확인한 뒤 “경찰이 혐의를 인정했으니 이제 벌금이나 형사처벌이 확정된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는 사실과 유죄가 확정됐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경찰 수사를 거쳐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다면 검찰 단계에서 다시 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 법률상 구성요건 충족 여부 등을 검토하게 된다. 따라서 저작권침해검찰송치 이후에도 문제가 된 콘텐츠가 실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인지, 고소인이 해당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피의자의 이용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A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발견한 상품사진을 자신의 판매페이지에 사용했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사진을 촬영한 B가 자신의 저작물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며 A를 고소했고 경찰은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A는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되는 사진이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할 수 있고 B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상업적으로 무단 이용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 경우 단순히 사진을 사용했다는 사실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해당 사진이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저작물인지부터 실제 권리자가 누구인지, A에게 이용허락이 있었는지, 형사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 주관적 요건이 갖춰졌는지 등을 순서대로 살펴봐야 한다.
저작권침해검찰송치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문제가 된 대상이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는지다.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저작물로 보호한다. 따라서 단순한 아이디어나 사실 자체가 아니라 구체적인 창작적 표현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사진이라고 해서 모든 사진이 동일한 정도로 저작권 보호를 받는다고 단정할 수 없고 글이나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소재의 선택과 배열, 촬영구도나 조명, 표현방법 등 구체적인 창작성이 존재하는지를 검토해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고소인이 실제 권리자인지다. 콘텐츠를 인터넷에 처음 게시한 사람과 저작권자가 반드시 동일한 것은 아니다. 외주제작이나 회사 업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저작물이라면 계약내용과 업무상저작물 해당 여부 등에 따라 권리귀속이 문제될 수 있다.
따라서 저작권침해검찰송치 사건에서는 고소인이 해당 저작물의 저작권자라는 전제부터 확인해야 한다. 원본파일과 제작과정, 계약서, 저작권 양도계약 등의 자료가 중요한 이유다.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단순히 두 콘텐츠가 비슷해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기존 저작물에 의거해 제작됐는지와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창작적인 표현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동일한 관광지를 촬영했다고 해서 사진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기존 사진을 직접 가져와 일부를 자르고 색상만 변경한 경우라면 단순히 편집했다는 이유만으로 저작권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유튜브 영상이나 쇼츠, 릴스 등의 저작권침해검찰송치 사건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원본 영상을 몇 초만 사용했다거나 화면을 확대하고 자막을 추가했다는 사실만으로 적법한 이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어떤 부분을 어떠한 목적으로 이용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출처를 표시했다는 주장도 자주 등장한다. 게시물이나 영상 하단에 원작자의 이름을 표시하거나 원본 URL을 기재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출처표시와 저작권자의 이용허락은 서로 다른 문제다.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한 이용이라면 단순히 출처를 적었다는 사실만으로 이용권한이 발생하지 않는다. 반대로 저작권법상 적법한 인용이나 그 밖의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구체적인 요건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리뷰나 비평을 위해 다른 사람의 영상이나 글을 사용한 사건에서는 인용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콘텐츠가 비평이나 해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기존 저작물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사용됐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단순히 원작을 상당 부분 그대로 보여준 뒤 짧은 의견을 추가했다는 사정만으로 적법한 인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이선스가 있는 콘텐츠라면 허락의 범위도 확인해야 한다. 무료 이미지나 음원이라고 표시돼 있었더라도 상업적 이용과 수정, 재배포까지 허용되는지는 라이선스마다 다를 수 있다. 콘텐츠를 확보했을 당시 적용되던 이용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검찰 단계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저작권침해검찰송치 사건에서는 형사책임에 필요한 고의 문제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사상 저작권 침해 여부와 형사처벌 여부가 모든 경우에 동일한 방식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가 해당 콘텐츠를 어떤 경위로 확보했고 어떠한 인식 아래 이용했는지 등도 형사책임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다.
그렇다고 “저작권이 있는 줄 몰랐다”는 말만 하면 형사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콘텐츠를 어디에서 확보했는지, 당시 이용조건을 확인했는지, 권리자로부터 경고나 삭제요청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 사용했는지 등 객관적인 사정과 함께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리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사용한 사건이라면 이용횟수와 기간, 수익 발생 여부 등도 함께 확인될 수 있다. 반대로 일회적인 이용이었는지, 이용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존재하는지, 침해 주장을 받은 이후 어떠한 조치를 했는지 등도 사건의 구체적인 처리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다.
저작권침해검찰송치가 이뤄졌다고 해서 검사가 반드시 기소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송치된 기록과 증거를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수사를 진행한 뒤 사건의 처분을 결정한다.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질 수 있고 혐의가 인정되는 사건에서도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처분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이후에는 경찰 조사에서 어떤 내용을 진술했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나 제출자료의 내용과 현재 주장하려는 사실관계 사이에 모순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건의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경찰 단계에서 충분히 제출하지 못했던 자료가 있다면 검찰 단계에서 추가적인 의견과 자료를 제출할 필요가 있는지도 검토할 수 있다. 단순히 선처를 요청하는 자료만 준비하기보다 저작물성이나 권리귀속, 실제 이용경위, 라이선스 등 혐의 자체와 관련된 자료부터 구분해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와의 합의도 사건에서 검토될 수 있는 요소다. 다만 합의를 하면 모든 저작권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적용되는 죄의 성격과 고소 여부, 구체적인 행위 등에 따라 법률관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해당 사건에서 합의가 형사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합의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이 요구하는 금액을 곧바로 지급하기보다 실제 권리관계와 침해 범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민사상 손해배상 범위와 형사사건의 합의금은 반드시 동일한 개념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합의서의 내용과 향후 추가적인 민사청구 가능성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고소인 입장에서도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책임이 확정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해당 저작물의 권리자라는 점과 피의자가 실제 어떠한 방식으로 저작물을 이용했는지를 뒷받침할 자료를 계속 보존해야 한다.
저작권침해검찰송치 사건에서는 원본파일과 최초 게시일자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문제가 된 게시물이나 영상의 화면, URL, 게시기간, 다운로드 또는 판매내역 등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이용허락 여부가 문제된다면 계약서와 이메일, 메신저 대화, 결제내역 및 당시 라이선스 조건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수사를 받는다는 이유로 문제가 된 파일이나 대화내용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오히려 자신이 해당 콘텐츠를 언제 어디에서 확보했고 어떤 조건을 확인한 뒤 사용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자료를 조작하거나 허위자료를 만드는 행동은 더욱 피해야 한다.
결국 저작권침해검찰송치의 핵심은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보냈으니 처벌이 확정됐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저작물성, 권리귀속, 실제 이용행위, 의거관계와 실질적 유사성, 이용허락이나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 및 형사책임에 필요한 주관적 요건을 다시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저작권 침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면 먼저 송치된 혐의와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확인하고 문제가 된 저작물의 원본과 실제 사용자료, 콘텐츠를 확보한 경위, 라이선스 및 이용허락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 이후 혐의 자체를 다툴 부분과 정상관계에서 설명할 부분을 구분하고 필요한 의견과 증거를 준비하는 것이 저작권침해검찰송치 이후 대응의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