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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이재연 박사의 '트렌드 경영'…일요일 저녁이 불안한 회사

이봉진 기자 | 입력 : 2026-09-07 06:52

월요일이 두려운 회사,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글 / 이재연 경영학박사, (전) 서일대학교 이사장, (전) 숭의여자대학교 교수. / 사진제공=엘앤에이(주)
글 / 이재연 경영학박사, (전) 서일대학교 이사장, (전) 숭의여자대학교 교수. / 사진제공=엘앤에이(주)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한 중소기업 대표가 답답해했다. "우리 직원들은 월요일 오전 내내 멍합니다. 주말에 뭘 하고 오는지 모르겠어요."

그 회사의 월요일 아침에는 무엇이 있는지 물었다. 아홉 시 반에 주간 회의가 있다고 했다. 무엇을 하는 자리인지 다시 물었다. 지난주 실적을 팀별로 점검하는 자리라고 했다.
직원들은 주말에 무언가를 하고 오는 것이 아니었다. 일요일 저녁부터 그 회의를 떠올리고 있었을 뿐이다.

◆ 월요병은 월요일에 생기지 않는다

월요병이 시작되는 시각은 월요일 아침이 아니다. 일요일 저녁이다. 해가 기울 무렵부터 마음이 무거워지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다음 주가 미리 밀려온다. 국내 직장인 조사에서 이런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늘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다.
그래서 월요병은 흔히 개인의 문제로 넘겨진다. 마음가짐이 약하다거나, 주말을 잘못 보냈다거나, 요즘 세대의 특성이라는 말로 정리된다.

그러나 같은 일요일 저녁에 어떤 회사의 직원들은 그런 무게를 느끼지 않는다. 같은 요일, 비슷한 업무량, 비슷한 출근 시간인데 차이가 난다면 원인은 사람에게 있지 않다. 그들이 내일 아침 돌아갈 자리에 있다.

◆ 사람은 힘든 일보다 모르는 일에 지친다

일이 많아 고단한 것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불안한 것은 다르다. 앞의 것은 몸을 지치게 하고 뒤의 것은 사람을 소모시킨다.

조직심리학에는 '직무 요구-통제 모형(job demand-control model)'이라는 오래된 설명이 있다. 일의 부담이 크더라도 스스로 통제할 여지가 있으면 견디지만, 부담이 크면서 통제권이 없을 때 사람은 빠르게 소진된다는 이론이다.

월요일이 무서운 직원들이 겪는 것이 정확히 뒤쪽이다. 주말 사이 어떤 지시가 쌓였는지 모르고, 이번 주 우선순위가 지난주와 같을지 알 수 없으며, 중요한 결정은 월요일 아침에야 통보된다. 부담은 큰데 손에 쥔 것이 없다.

일요일 저녁의 불안은 일이 싫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 내일 아침이 예측되지 않아서 생기는 감정이다.

◆ 한 주의 첫 두 시간이 그 주의 공기를 정한다

많은 회사가 월요일 아침에 주간 회의를 둔다. 한 주를 정리하고 시작한다는 취지다. 그런데 그 회의에서 실제로 오가는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 지난주 이야기다. 왜 목표에 못 미쳤는지, 누가 늦었는지, 무엇이 빠졌는지.

직원 입장에서 한 주는 추궁으로 열린다. 그리고 그 두 시간의 기억은 다음 주 일요일 저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의를 없애라는 말이 아니다. 한 주의 첫 회의가 지난주를 캐는 자리인지, 이번 주의 방향을 맞추는 자리인지가 다르다는 뜻이다. 같은 한 시간이라도 앞의 것은 사람을 방어적으로 만들고, 뒤의 것은 일을 굴러가게 만든다.

◆ 금요일 오후가 월요일 아침을 만든다

월요일이 무거운 회사는 대개 금요일이 어수선하다. 결론 없이 미뤄진 결정, 마무리되지 않은 채 넘어간 일, "다음 주에 봅시다"로 닫힌 안건들이 그대로 쌓인다.

끝나지 않은 일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계속 돌아간다. 완결되지 않은 과제가 끝난 과제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가 여기에 해당한다. 금요일 저녁에 퇴근한 몸은 회사를 떠났지만, 매듭짓지 못한 일 서너 개는 주말 내내 따라다닌다.

여기에 주말의 연락 한 줄이 더해진다. 토요일 오후에 도착한 "이거 한번 봐주세요"는 보낸 사람에게는 생각난 김에 남긴 메모지만, 받는 사람에게는 남은 주말 전체를 회사로 끌고 오는 문장이다. 급한 일과 급해 보이는 일을 구분하는 것은 보내는 쪽의 몫이다.

◆ 월요병 없는 회사는 무엇이 다른가

이런 회사에 대단한 제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가 정해져 있을 뿐이다. 이번 주에 무엇이 중요한지가 금요일에 이미 공유되어 있다. 우선순위가 바뀌면 바뀌었다는 사실과 이유가 함께 전달된다.

주말 연락에는 선이 있고, 그 선을 리더가 먼저 지킨다. 그리고 한 주의 첫 회의가 지난주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이번 주에 대한 조율이다.

비용이 드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가 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규정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리더의 습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회사가 붙여 놓은 문구가 아니라 대표가 금요일 오후에 무엇을 하는지, 토요일에 메시지를 보내는지를 보고 그 회사의 기준을 읽는다.

앞서 그 대표는 주간 회의를 화요일 오전으로 옮겼다. 그리고 금요일 퇴근 전 30분을 다음 주에 무엇이 우선인지 정리하는 데 썼다.

몇 달 뒤 그가 말했다. "회의를 하루 미뤘을 뿐인데 월요일 오전에 일이 돌아갑니다."

월요병은 직원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다. 예측할 수 없는 한 주를 앞둔 사람이 보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니 직원들이 회사를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싶다면 만족도 조사를 돌릴 것도 없다.

일요일 저녁 여섯 시, 그들의 표정을 보면 된다.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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