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메뉴

HOME  >  사회

간호사 꿈꾸던 22세 전수연 씨, 장기기증으로 8명 살리고 떠나

이순곤 기자 | 입력 : 2026-11-05 10:08

지난 2월 전남대병원서 장기·인체조직 기증

기증자 전수연 님. 출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자 전수연 님. 출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간호사가 돼 아픈 사람들을 돌보겠다던 22세 청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8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23일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전수연(22) 씨가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 양쪽 안구 등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간은 분할 기증했으며, 피부 등 인체조직도 함께 기증했다.
전 씨는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에 이르렀다. 평소 가족끼리 장기기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왔던 부모는 상의 끝에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가족에게 전 씨는 조용하지만 속 깊은 막내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투병해 온 한 살 터울의 언니를 먼저 생각하며 자신의 것을 양보하곤 했다. 어머니 정영순 씨는 "언니가 아프다 보니 수연이가 일찍 철이 들었다. 가족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나에게는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딸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전 씨는 제빵을 배우고 미용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최근에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이후 돈을 모아 대학에 진학해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었다.
가족과 나누고 싶었던 시간도 많았다. 어머니와 단둘이 전국 일주를 떠나기로 약속했고, 언젠가 결혼할 때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하고 싶어 했다. 가족은 전 씨가 떠난 지 약 8개월이 지나서야 딸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로 했다. 생명나눔의 의미가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어머니 정 씨는 딸에게 "수연아,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여기서 못 했던 것들 마음껏 펼치면서 행복하게 지내. 언니 걱정도, 엄마 아빠 걱정도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엄마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간호사가 되어 아픈 이들을 돌보고 싶어 했던 전수연 님은 그 꿈을 다 펼치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 8명에게 희망을 전했다"며 "깊은 슬픔 속에서도 딸의 뜻을 이어 생명나눔을 결정해 주신 유가족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sglee640@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리스트 바로가기

인기 기사

최신 기사

대학뉴스

글로벌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