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비욘드포스트

검색

닫기

We코노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고객께 사과…환골탈태 계기로 삼겠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 불거지자 긴금 임원회의 소집

4년여간 616억 대출…최대 158억 손실 예상돼

2024-08-12 11:22:26

우리금융그룹은 12일 아침 임종룡 회장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출근하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우리금융그룹은 12일 아침 임종룡 회장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출근하는 모습. (사진 = 뉴시스)
[비욘드포스트 한장희 기자] 우리금융그룹은 12일 아침 임종룡 회장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다.

우리은행이 올해 초까지 무려 4년여간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에게 부적정 대출 등 의심스러운 대출을 총 616억원이나 내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 현장감사에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 사이 손 전 회장의 처남댁과 처조차 등 친인척 관련 차주를 대상으로 총 616억원(42건)의 대출이 실행됐다.

손 전 회장은 2019년 1월부터 약 1년간 우리은행장과 금융그룹 회장을 겸임했고, 2020년부터 2023년 초까지 우리금융그룹 회장으로 재직했다. 부적정 대출에 대해 먼저 인지한 우리은행은 올해 초부터 자체검사 과정을 가졌고, 이 과정에서 부적정 대출에 대한 취급 건을 다수 확인했다.
2차 자체검사를 진행하던 중 제보를 받은 금감원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현장검사를 실시, 손 전 회장이 부적정 대출에 깊이 연루됐다는 점을 파악했다.
우리금융그룹은 12일 아침 임종룡 회장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다. 사진은 친인척의 부적정 대출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2019년 회장 겸 은행장 재임 당시 모습. (사진 = 뉴시스)
우리금융그룹은 12일 아침 임종룡 회장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다. 사진은 친인척의 부적정 대출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2019년 회장 겸 은행장 재임 당시 모습. (사진 = 뉴시스)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은 직접 세운 업체나 관련 업체를 통해 대출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서류 진위 여부 확인이 누락되거나 부적정한 담보·보증이 인정되거나 심지어 본점 승인 없이 대출 승인이 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적정 대출로 인해 현재 우리은행이 돌려받기 어려울 것으로 추산되는 금액은 최대 158억원이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임종룡 회장은 이날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어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며 “우리 모두가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간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과 연계된 수사 과정에 최대한 협조해 “시장의 의구심이 있다면 사실에 입각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 회장은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강조했다.

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껍질을 깨는 아픔’의 교훈을 언급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그는 “우리금융이 진정한 위기에서 선도금융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관행과 행태를 깨고 나오는 아픔을 함께 견뎌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아픔을 함께 견디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어 “경영진이 잊지 않는 한,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는 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금융은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긴급 임원회의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병규 행장은 이날 오전 은행 전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이 사건의 관련인 대한 면직 등 인사조치는 마쳤고 관련 여신에 대한 회수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조 행장은 “원칙에 입각한 업무 수행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의 결속을 단단하게 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의지와 계획을 밝혔다.

jhyk777@beyondpost.co.kr

헤드라인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