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3.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7월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이다. 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 빅스텝을 밟은 것에 대해서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고공행진하는 환율과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커진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돌파하는 등 치솟고 있다. 미 연준 긴축 가속화, 영국 금융불안, 유럽발 경기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금융위기 때 수준까지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장중 1422.2원까지 올라가는 등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3년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기조에 따른 달러 강세에 기인하는 면이 크다고 보고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정한 모습이 증폭될 경우 국내 물가와 실물경제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크게 높아진 원·달러 환율이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환율이 계속 오르면 5%대로 겨우 내러 간 물가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져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