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한장희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조4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85% 증가했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조7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2% 늘었다.
지난해 연 매출은 300조8709억원으로 전년보다 16.2%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8.3% 증가한 32조7260억원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DS부문은 4분기 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이 4분기 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는 모바일 및 PC용 제품 수요 약세가 지속된 가운데서도 HBM 및 서버용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판매 확대로 인한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효과로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연구개발비 및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전분기보다 악화했다.
파운드리는 가동률 하락과 첨단 공정 연구개발비 증가로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에서 디자인 키트를 고객사에 배포해 제품 설계 등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4나노 공정은 수율 안정화를 바탕으로 고성능컴퓨팅(HPC)용 제품을 양산했다고 밝혔다.
시스템LSI 또한 모바일 수요 약세와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DS부문의 4분기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에 그쳤다.
휴대전화와 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40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연간으로는 갤럭시 S24 시리즈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네트워크는 국내를 비롯해 북미, 일본 등 시장에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됐지만,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생활가전(DA)은 비용 효율화 등을 추진해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하만의 매출은 3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이다. 하만은 전장 사업의 안정적 수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오디오 제품의 연말 성수기 판매를 확대해 매출이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SDC)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1000억원, 9000억원이다. 중소형 사업은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대형 사업은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4분기 시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한 17조8000억원으로 사업별로는 DS 16조원, 디스플레이 1조원 수준이다.
연간 시설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인 53조6000억원이다. DS 부문에 46조3000억원, 디스플레이에 4조8000억원이 투자됐다.
메모리 사업부는 HBM 등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로 투자가 확대됐다. 반면 파운드리는 시황 악화로 인해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메모리 투자를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집행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시황 약세로 전사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세트 부문에서 갤럭시 S25 시리즈 등 인공지능(AI)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메모리는 2분기부터 수요 회복세가 예상되는 만큼 고사양 및 고용량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첨단 공정 전환을 가속할 예정이다.
D램은 10나노급 1b(5세대) 전환을 가속해 DDR5 및 LPDDR5 공급 비중을 확대하고 낸드는 V6에서 V8로 공정 전환을 진행하는 한편 서버용 V7 쿼드레벨셀(ALC) SSD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가동률 전하로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AI 및 HPC 등 응용처 및 첨단 공정 수주 확대를 위해 공정 성숙도 향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보통주 1주당 363원, 우선주 1주당 364원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시가 배당률은 보통주 0.7%, 우선주 0.8%다. 배당금 총액은 2조4543억원, 배당 기준일은 지난해 12월 31일이다. 배당금은 오는 3월 주주총회 개최 후 1개월 이내 지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