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비욘드포스트 신용승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7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높은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 우려 등 금융안정을 고려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 달 사이 1410∼1480원대에서 출렁이며 매우 큰 변동성을 보이는 중이다. 지난 2월에 이어 연속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차(현 1.75%p)가 더 벌어질 경우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환율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날 한은은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5%)를 밑돌 것으로 관측했다. 구체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내달 발표된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미국 관세정책 변화와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이 금리동결을 결정했는데 경제상황만 봤을 때는 금리인하가 필요하지만 통화정책이 인하 기조에 있는 만큼 여러 정책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금리인하 의견을 낸 신성환 위원은 최근 성장률만 보면 빅컷 이상의 금리인하가 필요하지만 환율과 가계부채가 급등할 수 있기에 금리를 0.25%p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월에 발표될 성장 전망치가 상당히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된 만큼 경제여건을 점검하면서 추가 금리인하의 속도와 폭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