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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미술관 기반 STO 플랫폼 ‘ARTREX’

-한국 미술계에 던진 새로운 과제
-공공 검증 기반 디지털 신뢰 구축이 핵심
-한국예술가협회 ‘ARTREX’구축

김민혁 기자

기사입력 : 2025-05-01 15:23

한국형 미술관 기반 STO 플랫폼 ‘ARTREX’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예술은 시대를 기록한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예술은 공공성과 신뢰를 기록해야 한다. 한국형 미술관 기반 STO(증권형 토큰) 플랫폼 ‘ARTREX(아트렉스)’가 제안한 비전은, 한국 미술계가 디지털 혁신이라는 거대한 전환기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시하는 실질적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RTREX’는 예술(Art)과 규범(Rex)을 결합한 명칭이다. 단순히 미술품을 디지털화하는 차원을 넘어, 공공 미술관의 검증 시스템을 기반으로 미술 작품의 신뢰성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시립미술관 등 국내 주요 공공기관과 협력해 전시 이력, 비평 기록 등을 스마트 컨트랙트에 내장하는 방식으로 영구 기록한다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플랫폼이 겨냥하는 것은 단순 투자 상품이 아닌,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을 갖춘 디지털 미술 시장이다. 관계자들은 STO 시장의 본질이 바로 신뢰에 있다고 강조한다. 투자가치 이전에, 디지털화된 자산이 문화적, 예술적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ARTREX’는 이 점을 간파하고, 공공기관의 검증을 시스템화해 디지털 신뢰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이번 제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추진하는 디지털 실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MoMA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작품의 역사성과 전시 기록을 보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루브르는 일부 소장품을 NFT 형태로 한정 발행해 공공성과 디지털화를 결합한 모델을 선보였다. 이는 예술 작품이 단순 거래 상품이 아니라, 문화적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디지털 생태계로 확장되는 방향을 제시한 사례다.

‘ARTREX’ 역시 이 같은 글로벌 흐름을 반영해 3단계 전략을 수립했다. 1단계로 국내 주요 미술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파일럿 작가 20인의 작품을 디지털화해 STO를 발행한다. 이어 2단계에서는 전국 미술관 참여를 확대하고, 해외 기관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STO 거래소와 연계한다. 최종적으로는 작품 유동화 펀드 출시, 예술 투자 리서치 센터 설립, AI 기반 가치 평가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미술품 투자 시장의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단계별 접근은 신뢰를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시장을 확장해나가겠다는 점에서 전략적이다. 초기에는 소수의 작가와 작품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이후 대중성과 글로벌 시장성을 함께 키워나가는 방식이다. 이는 미술계의 ‘거품’ 논란을 방지하고,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미술계는 그동안 세계적 위상에 비해 글로벌 미술 시장 내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우수한 작가와 작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명성과 신뢰성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ARTREX’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한국 미술계가 문화 자산과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을 아우르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성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술계 내부 저항, 기술적 구현 문제, 법적 규제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STO 관련 법제화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한 점은 주요 리스크다. 미술품의 디지털 자산화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문화와 제도의 정교한 융합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는 이미 디지털 전환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몰아가고 있다. 미술계가 이 흐름을 기회로 삼느냐, 아니면 과거의 틀에 머물며 도태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ARTREX’가 제시하는 모델은 한국 미술계가 디지털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청사진을 제공한다. 그것이 성공적인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미술계와 정부, 그리고 디지털 금융 산업 모두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제 한국 미술계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과연 시대의 변화를 기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ARTREX’가 제시하는 길 위에서, 한국 미술계와 작가는 스스로 답해야 할 것이다.

도움말 : 금보성, 한국예술가협회 이사장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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