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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하자마자 ‘염수 누수’…포스코이앤씨 송도더샵센텀하이브 부실시공 논란

신용승 기자 | 입력 : 2025-06-17 15:32

SGS 분석서 해수급 염소 검출…구조물 안전진단 결과 ‘D등급’ 판정
외부 알루미늄 시트 단가 낮은 포스맥 강판으로 대체한 것도 드러나

송도더샵센텀하이브 지하 누수 현장./제보자 제공
송도더샵센텀하이브 지하 누수 현장./제보자 제공
[비욘드포스트 신용승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준공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더샵센텀하이브’에서 지하 전 층 누수와 철근 부식, 구조물 중성화 등의 하자가 발생해 부실시공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7일 송도더샵센텀하이브 복수의 입주민과 수분양자에 따르면 해당 건축물은 안전점검전문기관 진단 결과, 염분을 포함한 지하수의 침투와 코어 내부로의 확산, 철근 피복두께 부족, 콘크리트중성화의 빠른 진행 등에 따라 신축건물임에도 지하 구조물의 상태평가가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D등급은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시설물안전법 제25조제1항에 따라 위험표지설치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D등급의 경우 준공후 30년이 된 재건축 가능 아파트가 받을 수 있는 등급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건물의 외부에 알루미늄 시트 대신 포스맥 강판을 사용하는 등 자재 무단 변경 의혹까지 더해지며 건축물분양법 위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건물은 지하 5층~지상 39층 규모로 오피스텔 387실, 오피스 1620실, 상가 192실이 들어선 연면적 23만여㎡에 달하는 대형 복합단지다. 송도더샵센텀하이브는 누수문제 이전 사업승인 초기와 달라진 건축시공으로 경관재심의를 받았다. 이로 인해 준공이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당시 수분양자들은 계약 당시와 다른 건축외관에 대해 관리감독의무가 있는 관할청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 30일에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사용승인 직후부터 지하층 전반에 걸친 심각한 누수와 녹물 피해를 목격한 수분양자들은 다시 한 번 관할청의 졸속승인 및 감리부실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누수된 물의 성분분석을 위해 최근 관련 국제인증기관인 SGS에 정밀 분석을 의뢰한 결과, 염소 5830㎎/ℓ, 나트륨 33.0㎎/ℓ, 칼슘 11.9㎎/ℓ 등 바닷물 수준의 성분이 검출됐다는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환경부가 정한 먹는 물 수질 기준보다 최대 23배를 초과하는 염소와 나트륨 수치가 확인된 것이다.

한 구조공학 전문가는 “염수누수는 콘크리트 내부 철근의 급속 부식을 유발하고, 구조물 수명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며 “현재 이 건물은 사실상 외벽 방수가 없는 상태이며 포스코이앤씨가 진행 중인 보수공사 역시 근본적인 외벽 방수가 아니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수분양자들이 별도로 안전점검전문기관에 의뢰한 하자진단보고서에 따르면 누수 손상 면적은 총 2467㎡에 달하며, 철근 피복두께는 기준보다 10~15mm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부재는 준공 2개월 만에 최대 4.45mm 깊이까지 중성화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속도라면 4~5년 안에 철근 부식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입주민은 “지하벽면에서는 물 흐르는 소리가 또렷이 들릴 정도로 누수가 심한데도 포스코이앤씨는 이를 단순 하자로 치부하며, 외벽방수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입주민과 수분양자들은 포스코이앤씨가 “외벽 방수는 불가능하고, 배수 설비만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지하 5층까지 물을 떨어뜨린 후 펌프로 강제 배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봉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오피스텔 수분양자는 “벽면을 타고 흐르는 녹물들을 보면 한 두 달 발생한 누수가 아니다”라며 “지난 2월 사전점검 당시 지하주차장을 개방하지 않았던 건 이를 은폐한 것이라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포스코이앤씨의 대응은 해수급 염수가 침투한 심각한 구조적 결함을 단순 미장공사 수준으로 덮으려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장재 변경 논란도 거세다. 분양 당시 사업승인 도면에 표기된 외장재는 알루미늄 패널이었으나 실제 시공에는 포스맥 강판을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맥 강판은 알루미늄 대비 단가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 소비자 고지 없이 임의 변경 시 건축물 분양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송도더샵센텀하이브는 단순 시공 하자가 아니라 시공사 포스코이앤씨의 기술 역량과 윤리적 책임 부재를 드러낸 사건”이라며 “안전보다 원가절감을 우선시해 입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도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전에 참여해 “최고의 품질 제공은 물론, 사업안을 반드시 실현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에 송도더샵센텀하이브 수분양자들은 “우리와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알리겠다”며 포스코이앤씨 홍보관 앞에서 “준공 취소, 재시공, 책임 배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실시공 기업의 대형 개발사업 수주에 대한 검증과 견제, 준공에 대한 감리절차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와 지자체, 발주기관이 시공 실적만이 아니라 실제 품질과 유지관리 이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도더샵센텀하이브 지하 누수에 항의하는 수분양자./제보자 제공
송도더샵센텀하이브 지하 누수에 항의하는 수분양자./제보자 제공


신용승 기자 credit_v@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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