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연극내일 프로젝트> 연습 현장 공개 전 배우 신구, 박근형.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대한민국 연극계의 거장 신구·박근형 배우의 뜻이 청년 배우들의 창작 무대로 이어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는 원로 배우들의 기부로 조성된 ‘연극내일기금’의 첫 결실인 <연극내일 프로젝트>를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아르코꿈밭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아르코는 연습 현장 공개와 기자간담회를 열어 청년 배우들의 창작 과정과 프로젝트의 추진 취지를 소개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마중물이 된 ‘연극내일기금’은 지난해 3월 1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특별 기부공연을 통해 마련됐다.
평생을 무대 위에서 살아온 두 배우의 제안으로 기획된 당시 공연은 티켓 수익 전액과 공연 관계자, 후배 배우들의 자발적인 객석 기부가 더해져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의 장으로 승화됐다.
신구 배우는 기부 당시 “이 무대가 청년 연극인을 위한 창작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연극내일 프로젝트>는 청년 배우들이 훈련부터 창작, 공연 제작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1,000명의 지원자 중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30인의 청년 배우가 3편의 창작 공연을 준비해 왔다. 지난 7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연습실에서 열린 연습 현장에는 신구·박근형 배우가 직접 방문해 후배들을 격려했다.
신구 배우는 “오늘 이 자리가 마치 6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감회를 안겨줬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힘을 보태 이 무대가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근형 배우는 “연극은 표현이 정직할 때 비로소 진짜 예술이 완성된다”며 “자신이 품은 생각과 뜻을 무대 위에서 마음껏 펼쳐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박 배우는 오는 7월 신구 배우와 함께 무대에 서는 <베니스의 상인>을 준비 중이며, 공연이 사랑받는다면 추가 기부 공연을 통해 이 소중한 뜻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연출진과 참여 배우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지닌 ‘협업’의 가치를 강조했다.
<연극내일 프로젝트> 1기 배우 30인과 연출진과 신구·박근형, 정병국 위원장.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특별 사회를 맡은 오세혁 연출은 “세 작품 모두 창작극으로 선보인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평가했고, 협력 연출로 참여한 강훈구 연출은 “많은 청년 배우가 간절히 기회를 찾고 있는 만큼, 기회를 기다리기보다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극내일 프로젝트> 무대에 오르는 세 작품은 각기 다른 주제로 관객을 만난다.
<2026 연극내일 프로젝트> 메인 포스터.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4월 24일(금) 개막작, 청춘의 생존과 해방을 그린 <탠덤 : Tandem>의 김남언 연출은 “창작극은 단순한 장면 구성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배우들과 대화하고 감각을 나누며 한 걸음씩 작품을 완성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승균 배우는 “창작 작업은 결코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으며, 서로 질문하고 부딪치며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큰 배움이자 행복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작품, 권력과 광신이 빚어내는 비극을 다룬 <여왕의 탄생>의 이민구 연출은 “역사와 사회, 창작의 과정 안에서 믿음이 어떻게 작동하고 경계되어야 하는지를 배우들과 함께 탐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오 배우는 “같은 꿈을 바라보는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뜻깊었고, 결국 연극은 사람과 함께 부딪치며 만들어가는 작업이라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고 전했다.
마지막 세 번째 작품, 고통 속에서도 인간의 연대와 희망을 그린 <피르다우스>의 류사라 연출은 “움직임과 비언어적 표현을 확장하면서, 배우 각자의 에너지가 살아날 수 있는 협업의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양균 배우는 “왜 연극이어야 하는지, 동료들과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됐고, 그 과정이 배우로서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26 연극내일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_정병국 위원장.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아르코 정병국 위원장은 “두 배우의 뜻이 청년 배우들의 창작과 무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가 크다”며, “‘연극내일기금’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이 취지에 공감하는 연극계 동료들과 단체, 관객들의 참여를 통해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원로 연극인의 뜻에서 출발한 <연극내일 프로젝트>는 청년 배우들의 성장 과정과 열정을 선보이는 무대로 이번 공연은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아르코꿈밭극장에서 열린다.
또한 지난 3월 24일 아르코예술극장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일반 예매는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현재 텀블벅 크라우드펀딩 참여자에게는 공연 관람권이 리워드로 제공되고 있다.
이번 공연의 티켓 수익 전액은 다시 ‘연극내일기금’으로 기부되어 나눔의 선순환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아르코는 기금 조성을 위한 ‘연극내일 걷기 기부 챌린지’는 4월 8일부터 진행하며 대학로를 찾는 시민들과 기부의 의미를 나눌 계획이다.
대학로 산책을 통해 일상의 걸음을 기부와 연결하는 이번 캠페인의 자세한 내용은 예술나무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