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늦은 밤 치킨이나 삼겹살 같은 야식을 즐기는 문화가 확고히 자리 잡으면서,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야식은 늘 고민거리로 꼽힌다. 다이어트 중에는 야식을 무조건 포기해야 한다는 강박 탓에 모임 자리를 피하거나 혼자 샐러드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작정 굶는 것보다 음식 섭취 시 발생하는 '혈당 스파이크'를 제어하는 것이 체중 관리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사 후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했다가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혈당이 급등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며, 이 인슐린이 혈중 포도당을 체지방으로 전환해 몸에 저장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결국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지방이 더 쉽게 쌓이는 체질로 변하며 대사증후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고칼로리 음식이라도 혈당을 자극하는 정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탄수화물 비중이 적고 단백질과 지방 위주인 치킨이나 삼겹살은 혈당 스파이크를 상대적으로 덜 일으킨다. 반면 고기와 함께 즐겨 먹는 맥주, 떡볶이, 라면, 흰 쌀밥 등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주된 원인이 된다. 저탄수화물 및 고지방 식단에 관한 여러 연구에서도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식후 혈당이 안정되고,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면서 저장된 체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확인된다.
특히 야식은 수면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활동으로 인한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야식 자체뿐 아니라 불규칙한 수면 패턴까지 체중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다만 장기간 극단적인 식단 제한은 영양 불균형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무작정 굶기보다 의료기관의 정밀 진단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식단 방향을 설정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이트한의원 창원점 김충희 원장은 "혈당 반응은 사람마다 달라서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군가는 혈당이 급등하고 누군가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며 "이 차이를 파악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식사량을 줄이라는 처방을 내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무조건 식욕을 참는 것보다 혈당 스파이크를 최소화하는 식품을 선택하고,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섭취하는 식사 규칙만 지켜도 결과가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치킨이나 삼겹살 자체보다 함께 곁들이는 정제 탄수화물이 문제이며, 당질 제한의 핵심은 굶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혈당을 자극하는 식품을 선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