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수도권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승 속도가 지난해보다 빨라졌다. 공사비 부담과 자재 수급 불안이 겹치면서 분양가상한제 단지의 가격 경쟁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수도권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3663만원이다. 지난해 말 3221만원보다 13.74%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2.33%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약 5.9배 커졌다. 같은 기간 집값 흐름보다 공급 가격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
수도권 민간 아파트 분양가 추이/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가를 올린 주요 요인으로는 공사비가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가 집계한 올해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6.88로 잠정 집계됐다. 관련 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이 누적되면서 사업지별 분양가 산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건설 자재 수급 여건도 좋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월간 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5월 건설경기실사지수 가운데 자재수급지수는 63.4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1포인트 낮다. 지수가 기준선 100을 밑돌면 건설사가 체감하는 자재 수급 환경이 나쁘다는 뜻이다. 중동발 공급망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향후 가격 변수로 남아 있다.
분양가 불안은 청약 수요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분양가 예측이 쉬운 분양가상한제 단지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 공급된 아크로 드 서초와 오티에르 반포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높은 관심을 받았다. 경기 안양에서는 안양 에버포레 자연앤 e편한세상 A2BL이 1순위 청약에서 5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 단지도 공사비 상승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에 기본형건축비와 가산비를 더해 분양가를 정한다. 기본형건축비가 오르면 상한선도 함께 조정될 수 있다. 올해 3월1일부터 적용한 기본형건축비에는 최근 자재비 변동이 제한적으로만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음 정기 고시 시점인 9월15일 조정 폭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단지의 체감 가격도 달라질 수 있다.
올여름 수도권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가 잇따라 공급된다. BS한양과 대보건설은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 P2 패키지 사업으로 조성하는 고덕국제신도시 수자인하우스디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총 403세대 규모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5억원대 초반부터 책정됐다. 거주 의무기간은 없다.
고덕국제신도시 수자인하우스디 투시도/BS한양
같은 고덕국제신도시 P2 패키지에서는 BS한양과 제일건설이 고덕국제신도시 수자인풍경채 1·2단지를 공급하고 있다. 총 1126가구 규모다. 1단지는 Abc-14블록 670가구, 2단지는 Abc-61블록 456가구로 조성한다. 수도권 1호선 서정리역과 기존 생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김포와 인천, 부천에서도 분양가상한제 단지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호반건설은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 B4블록에 호반써밋 풍무III 660가구를 하반기 중 분양할 예정이다. 인천 검단신도시에서는 더샵검단레이크파크 2857가구가 분양에 나섰다. 경기 부천역곡지구에서는 역곡지구 하우스토리 1464가구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단지는 시장 가격보다 낮은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다. 하지만 기본형건축비와 가산비 조정, 자재 수급 상황에 따라 실제 분양가는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 전 분양가 산정 기준과 전매 제한, 실거주 의무, 주변 시세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재비와 노무비가 급격히 오르면 기본형건축비는 정기 고시 전에도 조정될 수 있다"며 "분양가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분양가상한제 단지의 가격 예측 가능성이 수요자에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