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동국대학교 출판문화원은 한국 근대불교의 정체성 확립과 후학 양성에 헌신한 만암 스님의 생애를 학술적으로 조명한 평전 『석문의 지도자 만암 스님-근대 한국불교를 다시 세우다』를 출간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책은 동국대학교가 학교를 빛낸 주요 인물을 선정해 발간하는 평전 시리즈 ‘동국의 빛, 이 사람을 보라’의 열네 번째 도서다. 저자인 이재형 씨는 임제종 운동부터 종명 회복에 이르기까지 만암 스님의 삶을 ‘평화적·자주적 정화’라는 객관적 관점에서 서술했다. 특히 사료에 대한 철저한 대조 작업을 거쳐 만암 스님의 조계종 종정 출가 인연과 사자상승의 계보를 명확히 규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평전은 만암 스님이 근대불교에서 실질적인 ‘반선반농(半禪半農)’의 선구자였음을 사료를 통해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기존 학계에서는 선농일치의 선구자로 1923년 내장사의 학명 스님과 1927년 화과원의 용성 스님을 주로 거론해 왔다. 그러나 저자는 『만암문집』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암 스님의 반선반농이 이보다 앞선 1917년 백양사 중창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돼 광복 이후까지 이어졌음을 고증했다.
이와 함께 교육자로서 만암 스님이 걸어온 40여 년의 족적도 구체적으로 복원했다. 만암 스님은 1909년 백양사 청류암에 근대식 학교인 광성의숙을 설립해 전통 교학과 신학문을 융합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1928년 불교전수학교 교장에 취임한 뒤, 1930년 이를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로 승격시키며 초대 교장을 맡아 불교계의 고등전문교육기관 설립을 주도했다.
이 밖에도 재정난에 처한 보성고보의 정상화를 위한 분투, 해방 직후 백암산 한글강습회 개최, 5대 본산 연합을 통한 정광학원 설립 등 근현대사 격동기 속에서도 인재 양성을 포기하지 않았던 행적을 상세히 다뤘다.
동국대학교 출판문화원 측은 이번 출간을 통해 교육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만암 스님의 철학이 한국 근현대 지성의 뿌리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국의 빛, 이 사람을 보라’ 평전 시리즈는 2022년 출간을 시작해 현재까지 박한영, 한용운, 백성욱, 양주동, 서정주, 조지훈 등 13명의 인물을 다룬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