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인공지능(AI) 활용 음악에 대한 자체 신탁 등록 규정 개정을 전격 철회하고, 국회 및 정부와 함께 국가 차원의 법적·제도적 기준 마련에 나선다.
(사진제공=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음저협은 25일 제8차 이사회를 열고 '음악저작물 신고·등록에 관한 규정'과 '음악저작권 신탁계약약관'의 관련 개정안을 철회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결정은 AI 활용 음악의 저작물성과 권리 인정 범위에 대해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관계 부처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8일 공식 공문을 통해 문화예술계 전반의 공론화 과정을 선행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음저협은 지난 3일 인간 창작자가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우에만 AI 활용 음악의 신탁 등록을 허용하는 자체 기준을 발표했다. 이는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생성된 100% AI 산출물(이른바 '딸깍 음원')의 무분별한 유입과 권리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협회 측은 규정 개정은 철회하지만, 100% AI 생성물의 신탁 등록을 차단하는 핵심 원칙은 계속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실질적 창작 기여가 없는 산출물의 등록 배제 원칙을 고수하며, 허위·부정 신고와 저작권료 분배 왜곡을 막기 위한 상시 심사와 모니터링도 현행 법령 내에서 엄격히 지속할 방침이다.
기존 개정 규정 시행 기간에 접수된 AI 활용 저작물과 회원 가입 건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원상복구 및 유보 조치가 이루어진다. 신탁 등록이 완료된 저작물과 회원 가입 건은 당사자에게 규정 철회 취지를 안내한 뒤 각각 등록 취소 및 신탁계약 해지 절차를 진행한다.
접수만 완료되고 심사 중인 건은 새로운 국가적 기준이 확정될 때까지 전면 유보된다. 음저협은 정책 변경으로 혼선을 겪은 대상자들에게 개별 안내를 진행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시하 음저협 회장은 "기준의 공백 속에서 인간 창작자의 정당한 보상 체계를 지키고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규정 개정에 나섰던 것"이라며 "협회 차원의 기준을 넘어 범문화계가 함께 수용할 수 있는 국가적 기준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국회와 문체부의 의견에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AI 활용 저작물에 관한 기준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정부 및 국회와 함께 폭넓은 논의를 거쳐 실효성 있는 법·제도적 기준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