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4곳 영업·마케팅 15년 → 2024년 창업 → 누적 매출 160억, 자사 브랜드 4개, CES 2027 진출
"사람이 남는 사업을 하고 싶다"…은평구 소상공인의 곁을 지키는 인간적 기획자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오리온, 크라운제과, 벡셀, 크린랩. 15년 동안 네 곳의 대기업에서 프로모션 기획과 영업, 이커머스 총괄, 신사업 상품 기획을 거친 한 직장인이 2024년 사표를 냈다. 그리고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그는 매출 100억 원을 넘긴 사업가가 되어 있었다. 서울 은평구에서 이너홈(INNER HOME), 몽키핸즈(Monkey Hands), 버디버니(Birdie BUNNY), 소블(sorble) 등 자사 브랜드 4개를 운영하는 브랜디노(BRANDINO)의 이민우 대표 이야기다.
브랜디노 이민우 대표
창업 이후 그가 받은 외부 검증은 14번. 은평창업지원센터 입주를 시작으로 스타벤처스 시드 투자 유치, 립스(LIPS) 선정, 네이버 DSME 5기 선정, 은평 스타트업리그 우승, 은평 데모데이 2회 우승, 은평구청장 우수소상공인 표창, 중소벤처기업부 강한소상공인 선정, 한양대 창업중심대학 아카데미 23기 선정까지 이어졌다. 2026년 9월 미국 서프 엑스포, 10월 홍콩 메가쇼를 거쳐 2027년 1월에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7 무대에 선다.
숫자만 보면 '급성장한 이커머스 스타트업'이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은평구 소상공인연합회와 상공회, 청년회의소 이사를 겸하고, 지역 봉사단 활동을 이어가며, 고향사랑기부 1천만 원을 쾌척한 '사람 좋아하는 대표'라는 것이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e커머스 전공에 재학하며 원우들과 어울리는 그를 만나 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Q. 대기업 네 곳에서 15년, 안정적인 커리어였습니다. 왜 그만두고 창업을 택하셨나요? "돌아보면 15년이 하나의 커리큘럼처럼 이어졌어요. 오리온에서는 브랜드 프로모션 기획과 광고대행사 협업을 배웠고, 크라운제과에서는 영업 기획과 대리점 관리를 하면서 유통 채널에서 실제로 물건이 팔리는 구조를 몸으로 익혔습니다. 벡셀에서 마케팅과 이커머스를 총괄하며 온라인 채널과 신상품 출시를 수십 번 경험했고, 크린랩에서는 신사업 상품 기획으로 가전과 주방 신제품을 론칭했죠. 영업, 마케팅, 상품 기획, 온라인 채널까지 한 바퀴를 다 돌고 나니 '이제 내 브랜드로 검증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는 창업의 계기를 '불만'보다는 '확신'으로 설명했다.
"회사에서 좋은 상품을 기획해도 광고비를 늘리는 방식으로만 매출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검색과 콘텐츠로 트래픽이 스스로 만들어지는 구조를 설계하면 광고비를 늘리지 않고도 매출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걸 남의 브랜드가 아니라 제 브랜드로 증명해 보고 싶었습니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15년 동안 쌓은 것을 온전히 걸어보자고 결심했죠."
Q. 창업 2년이 안 돼 매출 100억 원을 넘겼습니다. 어떻게 가능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박 아이템' 하나로 된 게 아닙니다. 15년 동안 배운 걸 그대로 실행했을 뿐이에요. 저희 슬로건이 '매출을 만드는 마케팅을 설계합니다'인데,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상품을 만들기 전에 검색 수요부터 봅니다. 사람들이 이미 찾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상품을 기획하죠. 둘째, 광고보다 콘텐츠와 검색 노출로 트래픽 구조를 먼저 만듭니다. 셋째, 브랜드를 하나에 올인하지 않고 이너홈, 몽키핸즈, 버디버니, 소블처럼 카테고리를 나눠 포트폴리오로 운영합니다. 한 브랜드가 흔들려도 전체가 흔들리지 않게요."
자사 브랜드 4개에 더해 미로(miro), 리빙온(LIVING ON), 선터치(SUNTOUCH), 오랄리쉬(auralish) 등 협업 브랜드의 온라인 성장도 함께 설계하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경희대 경영대학원 e커머스 전공이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경희대 경영대학원 공식 유튜브 '원우인사이드'에 출연한 그는 이렇게 밝혔다.
"제가 알기로는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만 유일하게 이커머스 학과가 있습니다. 단순히 이커머스만 배우는 게 아니라 AI를 확대해서 상세페이지나 판매 전략을 어떻게 하는지를 다루고, 실제로 AI 브랜드 수업에서 저희가 운영하는 상품의 브랜드 리뉴얼을 하기도 했고, 신규 브랜드 런칭에 들어가는 로고나 브랜드 전략, 숏폼을 AI로 많이 만들었습니다. 수업만 하는 게 아니라 현업에서 바로 실제 사례로 쓸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Q. 미국 서프 엑스포, 홍콩 메가쇼에 이어 CES 2027에 진출합니다. 은평구 소상공인이 세계 무대로 가는 이유는요? "국내 온라인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합니다. 저희가 만든 '검색과 콘텐츠로 트래픽을 만드는 구조'가 해외에서도 통하는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2026년 9월 미국 서프 엑스포와 10월 홍콩 메가쇼는 바이어를 직접 만나는 자리이고, 2027년 1월 CES는 브랜디노의 상품과 기획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받는 자리입니다. 은평구 창업지원센터에서 시작한 회사가 라스베이거스 CES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저와 같은 소상공인·창업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됐으면 합니다."
그는 CES 진출을 '자랑'이 아니라 '책임'이라고 표현했다.
"창업 이후 14번의 외부 선정과 수상은 결국 은평구와 정부, 투자자, 그리고 함께 일한 사람들이 저희를 믿어준 기록입니다. 그 믿음에 답하는 방법은 더 큰 무대에서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바쁜 대표인데 지역 봉사와 기부, 원우 활동을 계속하십니다. 대표님에게 '사람'은 어떤 의미인가요? "영업을 오래 해서 그런지, 저는 결국 사업은 사람이 남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15년 직장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도 상품이 아니라 사람이었어요. 은평구 소상공인연합회, 상공회, 청년회의소 이사를 맡고 나눔사랑봉사단에서 활동하는 것도 거창한 이유가 아닙니다. 은평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서 도움을 받으며 시작했으니, 이제는 제가 주변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겁니다."
2026년 9월 그는 은평 고향사랑기부에 1천만 원을 기부했고, 은평의집 기부기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2025년에는 희망온돌 따뜻한겨울나기 우수기부자로 선정됐다.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도 그는 '사람'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어려움과 고난이 정말 많습니다. 명사 특강에서 그 경험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견뎌내며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는지 들었을 때,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으로서 굉장히 큰 힘이 됐어요. 그리고 원우들과 비즈니스 고민을 나누는 것 자체가 배움입니다. 뭘 생각하든 그 이상을 배우고, 그보다 더 좋은 원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 사표를 품고만 있는 직장인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회사에서 배운 건 절대 헛되지 않습니다. 저는 15년 치 커리큘럼을 마치고 창업한 셈이에요. 다만 언젠가는 남의 브랜드가 아니라 내 이름으로 검증받는 순간이 와야 합니다. 그 순간을 너무 늦추지 마세요. 그리고 혼자 하지 마세요. 사람과 함께하면 생각보다 훨씬 멀리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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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대표 프로필
•브랜디노(BRANDINO) 대표, 마케팅 경력 15년
•삼육대학교 중국어 학사,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e커머스 전공 재학 중
•2011–2013 오리온 브랜드 프로모션 / 2014–2018 크라운제과 영업 기획·대리점 / 2018–2022 벡셀 마케팅·이커머스 총괄 / 2022–2024 크린랩 신사업 상품 기획
•2024– 브랜디노 창업, 누적 매출 160억, 자사 브랜드 4개(이너홈·몽키핸즈·버디버니·소블) 운영
•주요 수상·선정: 스타벤처스 시드 투자 유치, 립스(LIPS) 1·2 선정, 네이버 DSME 5기, 은평 스타트업리그 우승, 은평 데모데이 우승(2회), 은평구청장 우수소상공인 표창, 중기부 강한소상공인, 초기창업패키지, 한양대 창업중심대학 아카데미 23기 등 창업 이후 14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