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제소전화해 조서로 점포를 돌려받더라도 연체 차임 지급 조항이 빠져 있다면 밀린 월세를 받기 위해 별도 절차를 밟아야 할 수 있다.
제소전화해는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당사자가 법원에서 합의하고 그 내용을 조서로 남기는 절차다. 상가 임대차에서는 임차인이 일정 기간 차임을 연체하면 점포를 인도한다는 조항을 두는 데 활용된다. 그러나 조서에 인도 의무만 적으면 점포 인도와 밀린 차임 회수는 별개의 문제가 된다.
엄정숙 변호사/법도법률종합사무소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26일 제소전화해 조서에 연체 차임과 관리비 등 금전 지급 의무도 함께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차인이 조서에 정한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임대인은 해당 조서를 토대로 금전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화해조서가 집행의 근거가 되는 것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법원이 안내하는 제소전화해 절차에도 화해가 성립하면 상대방 재산에 대한 집행권원을 얻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점포 인도와 금전 지급을 함께 정하면 각각의 의무를 조서에 근거해 집행할 수 있다.
가령 임대인이 연체를 이유로 점포를 인도받았지만 조서에는 차임 지급 의무가 없다면, 인도 조서만으로 임차인의 예금을 압류해 밀린 월세를 회수할 수는 없다. 보증금에서 연체액을 공제한 뒤에도 받을 돈이 남았다면 그 금액에 관한 별도의 집행권원이 필요하다.
금전 조항에는 지급할 돈의 범위와 산정 방식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하다. 연체 차임과 관리비뿐 아니라 임대차 종료 후 인도일까지의 정산액, 지연손해금 등을 정하려면 어느 기간에 어떤 기준으로 계산할지 밝혀야 한다. 보증금에서 무엇을 어떤 순서로 공제할지도 함께 정하면 인도 이후 정산을 둘러싼 다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장래의 차임 연체처럼 조서 작성 당시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의무는 집행 단계에서 조건이 성취됐는지, 청구 금액이 어떻게 계산됐는지가 문제 될 수 있다. 임대인은 차임 지급 내역과 관리비 부과·납부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임차인의 점포 인도 의무와 함께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 및 시기도 조서에 담을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의 실익은 소송 한 번을 통째로 건너뛰는 데 있는데, 인도만 담고 돈을 빠뜨리면 결국 소송 하나를 다시 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