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유기적 곡선부터 F1 레이싱카의 구조까지, 의외 소재와 형태를 아이웨어로 재해석
부케·베지·서킷·프라다 협업 컬렉션 통해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 구축
사진=젠틀몬스터 제공
[비욘드포스트 박찬성 기자] 안경다리에 식물의 줄기가 얽히고, 프레임에는 F1 레이싱카의 날개가 더해진다. 언뜻 아이웨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자연과 모터스포츠의 요소들이 젠틀몬스터의 손을 거쳐 새로운 디자인으로 탄생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가 기존 안경 디자인의 틀을 벗어난 실험적인 컬렉션을 잇달아 선보이며 아이웨어 디자인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식물의 형태부터 레이싱카의 구조, 하이패션 브랜드의 미학까지 서로 다른 분야에서 영감을 찾고, 이를 실제 착용 가능한 제품으로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컬렉션마다 하나의 콘셉트를 설정하고, 이를 프레임의 실루엣과 안경다리의 구조, 장식적인 디테일까지 일관되게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연에서 발견한 형태를 아이웨어에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는 '부케(Bouquet)'와 '베지(Veggie)' 컬렉션이다. 부케 컬렉션은 식물의 줄기가 서로 얽히고 뻗어나가는 모습을 디자인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식물 특유의 유기적인 형태를 메탈 매듭으로 표현하고, 비즈 디테일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안경다리에 식물의 움직임을 담아 장신구 같은 인상을 준다.
베지 컬렉션에서는 채소가 지닌 곡선과 형태에 주목했다. 채소의 유기적인 실루엣을 아이웨어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는 동시에, 컴팩트하게 접을 수 있는 구조를 결합했다. 부케가 식물의 섬세한 형태와 장식적인 요소에 집중했다면, 베지는 채소의 곡선과 접이식 구조를 결합한 형태를 보여준다.
사진=젠틀몬스터 제공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과 달리, '서킷(Circuit)' 컬렉션은 모터스포츠의 세계를 아이웨어로 옮겨왔다.
서킷 컬렉션은 F1 레이싱카의 날개와 공기역학적인 유선형 구조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었다. 레이싱카의 실루엣과 입체적인 구조를 프레임에 반영해 속도감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레이싱카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구조적인 디테일과 유선형 디자인은 기존 아이웨어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요소다. 자동차의 속도와 성능을 위해 설계된 형태를 얼굴 위에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한 사례다.
젠틀몬스터의 디자인 실험은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에서도 이어진다. 프라다(PRADA)와 함께 선보인 협업 컬렉션은 프라다 고유의 미학과 젠틀몬스터의 실험적인 디자인 언어가 결합한 사례다. 날카롭게 다듬어진 렌즈 윤곽과 건축적인 형태의 전면부, 티타늄 소재의 안경다리 등을 통해 양 브랜드의 디자인 특징을 함께 드러낸다.
이번 협업은 두 브랜드의 로고를 결합하는 수준을 넘어, 각 브랜드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을 실제 제품의 형태와 소재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젠틀몬스터의 컬렉션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콘셉트를 제품의 세부적인 형태까지 구현하려는 방식이다. 식물의 줄기에서 영감을 얻었다면 실제 줄기가 얽힌 듯한 메탈 구조를 만들고, 레이싱카를 모티브로 삼았다면 날개와 유선형 구조를 프레임에 반영한다.
이러한 시도는 제품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으로도 이어진다. 젠틀몬스터는 컬렉션마다 팝업스토어와 매장의 콘셉트에도 변주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컬렉션의 세계관을 공간 디자인과 설치물, 연출 방식에 반영해 매장을 전시 공간처럼 구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젠틀몬스터는 자연과 모터스포츠, 하이패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를 통해 아이웨어는 물론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자사의 디자인 방향을 넓혀 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