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북부경찰서 A씨, 빙하 재난 3건 분석해 3단계 경보체계 제안…붕괴 전조 신호 검증 필요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 붕괴와 홍수 참사를 계기로 지진파의 공진 현상을 활용한 재난 조기경보 체계를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부산북부경찰서 소속 경찰 간부이자 재난방재 분야 독립 연구자인 A씨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빙하 붕괴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정 주기의 지진파를 분석해 재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됐다.
2026년 8월 네팔·중국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와 홍수 피해를 다룬 현지 영문 기고문. 사진은 홍수 피해 현장./데일리월드 홈페이지 캡처
A씨는 2023년 인도 시킴과 2024년, 2026년 네팔에서 발생한 대형 빙하 재난 3건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약 25초와 150초의 장주기 파동 특성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 특정 주파수의 진동이 증폭되는 공진 현상이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 주목한 사례는 지난 8월 26일 네팔과 중국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와 홍수 참사다.
당시 해발 5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빙하와 암석층이 무너지면서 대량의 토사와 얼음이 하천으로 유입됐다. 일시적으로 하천을 막았던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홍수가 발생했고, 급류가 네팔 라수와 지역의 티무레와 라수와가디 등 국경 마을을 덮쳤다.
이 과정에서 도로와 교량, 수력발전 시설 등 주요 기반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A씨의 분석에 따르면 당시 지진관측 장비에는 오전 8시 37분께 강한 지진 신호가 기록됐으며, 약 7분 뒤 국경 지역에 홍수가 도달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현지 연구기관 등의 후속 분석에서는 해당 신호가 일반적인 지각 지진이 아니라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해석됐다.
A씨는 이러한 관측 결과를 토대로 붕괴 이전부터 특정 주기의 진동 에너지가 축적되거나 증폭되는 현상이 존재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핵심은 지진파의 공진 정도를 나타내는 'Q값'이다. 보고서는 평상시 수십~1000 수준인 Q값이 1만 이상으로 상승하면 주의보를, 7만5000 수준에 도달하면 경보를 발령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활용해 재난 발생 12시간 전 주의보, 6시간 전 경보, 붕괴 임박 시 비상 대응으로 이어지는 3단계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기존 지진관측망에 주파수 분석과 공진 상태를 평가하는 소프트웨어를 추가하면 별도의 대규모 관측시설 없이도 감시체계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A씨는 기대했다.
빙하호 주변에 진동 에너지를 줄이는 감쇠 시설을 설치하거나 수위를 조절해 공진 조건을 변화시키는 공학적 대응 방안도 제안했다. 다만 수위 조절이 오히려 진동이나 붕괴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어 정밀한 유체역학 분석과 사전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네팔 적십자와 국제산악종합개발센터(ICIMOD) 등도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가 하류 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경을 넘는 재난 정보 공유와 감시체계 강화를 강조해 왔다.
A씨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유엔 재난위험경감기구(UNDRR) 등에 실시간 공진 모니터링과 국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A씨는 "대형 재난 발생 이전에 특정 주기의 공진 현상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지진관측망의 데이터를 활용해 붕괴 전조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지 국제적인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