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신용승 기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 확대에 힘입어 또다시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HBM4 판매가 본격화된 반도체 사업이 실적을 끌어올리며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섰다.
29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026년 3분기 매출이 195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23조8000억원 늘며 14%, 영업이익은 17조9000억원 증가하며 20% 성장했다.
메모리 사업의 최대 실적에 힘입어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4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동시에 경신했다. 주당순이익(EPS)은 보통주 1만1462원, 우선주 1만1492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6%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통화 가치 하락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달러와 유로 등 주요 환율 하락으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전분기보다 약 10조원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 연구개발비는 14조4000억원을 집행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3분기 매출 147조1000억원,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다시 썼다.
메모리 사업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맞춰 HBM4 판매를 대폭 늘리고 서버용 SSD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 것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시스템LSI는 하반기 신제품에 시스템온칩(SoC)과 이미지센서를 공급하면서 분기 매출이 증가했다. 신규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커스텀 SoC 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HBM 베이스다이 매출 성장과 글로벌 고객사의 선단공정 판매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대형 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한 2나노 고성능컴퓨팅(HPC) 고객을 중심으로 수주도 이어갔다.
모바일·TV·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매출 52조1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8000억원을 냈다.
모바일경험(MX)사업은 갤럭시 Z 폴드8 등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성장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에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 확대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전분기보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네트워크 사업은 북미와 소프트웨어 매출 감소로 실적이 하락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종료로 수요가 줄며 매출이 감소했지만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하락폭을 줄였다.
생활가전은 국내 마케팅 강화와 가전 구독,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로 판매가 늘었으나 원자재와 물류 비용 상승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하만은 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장과 오디오 제품의 견조한 판매에 미국 관세 환급 효과가 더해지며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 8조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고객사 신제품 공급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고 대형 패널은 하이엔드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으로 손익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전사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DS부문은 에이전틱 AI 도입 가속화에 따라 반도체 전반의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는 HBM4와 고성능 DDR5, 쿼드레벨셀(QLC) SSD, 서버용 SSD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SoC와 2억화소 센서의 안정적인 양산·판매에 집중하고 파운드리는 4나노·2나노 선단공정 양산을 늘려 매출과 실적 개선을 이어갈 방침이다.
DX부문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집중한다. MX는 S26 시리즈와 폴더블·웨어러블 신제품 판매를 늘리고 네트워크는 북미·일본·한국 시장에서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VD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연말 수요를 공략하고 생활가전도 고가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에도 AI 투자가 이어지고 반도체 공급 제약이 지속되면서 업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메모리 사업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HBM4 판매 확대와 HBM4E 양산, 고성능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미국 테일러 팹(Fab)과 2나노 AI·HPC 제품 양산을 본격화한다. 시스템LSI는 커스텀 SoC 신규 고객 확보와 이미지센서 응용처 확대를 추진한다.
DX부문은 플래그십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개선하고 하드웨어 성능과 폼팩터 혁신, 운영 효율화를 추진한다. 생활가전은 AI 기반 혁신 제품과 고수익 사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주환원도 대폭 늘린다. 삼성전자의 3분기 현금배당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주당 4601원으로 총 30조원 규모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올해 총 주주환원 규모는 90조~110조원이다. 이미 집행하거나 확정한 35조원을 제외하면 남은 재원은 55조~75조원 수준이다. 회사는 잔여 재원을 현금배당과 상당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활용할 예정이다.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격 차이도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고려한다. 삼성전자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기 주주환원 정책과 올해 잔여 재원의 최종 환원 규모,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 규모는 84조4000억원으로 계획했다. 이 가운데 DS부문에 76조8000억원, 디스플레이에 3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메모리는 AI 수요와 중장기 공급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팹 등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고, 파운드리는 급증하는 AI·HPC 수요에 대응해 미국 테일러 팹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는 기존 생산라인 보완과 성능 향상에 투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