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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추호] 박찬대 “이번만큼은”…APEC 유치 실패 반면교사 삼아 G20 유치 총력

송인호 기자 | 입력 : 2026-11-09 04:05

APEC 유치의 아쉬움, 냉철한 성찰과 치밀한 전략·철저한 준비로 넘어야
공항·송도·첨단산업 잇는 개최 구상…'국가적 명분과 시민의 이익'이 관건

박찬대 인천시장이 '언론과의 대화'에 G20 유치에 총ㄹ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이 '언론과의 대화'에 G20 유치에 총ㄹ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인천=비욘드포스트 송인호 기자 도시의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몫이다. 그러나 도전의 결실은 간절함만으로 절대 얻어지지 않는다. 국제행사는 도시가 쌓아온 역량을 세계에 드러내는 무대이자 그 역량의 깊이를 확인하는 시험대라 할 수있다. 따라서 박찬대 인천시장이 힘을 싣고 있는 2028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도 마찬가지다. 인천의 가능성을 세계의 인정으로 바꾸려면 열망을 뒷받침할 명분과 실력이 필요하다.

인천에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전에서 남긴 아쉬움이 있다. 국제공항과 송도의 회의시설, 풍부한 행사 운영 경험을 내세웠지만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번 도전의 출발점은 그 결과를 냉철하게 돌아보는데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무엇이 강점이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인천의 설명은 국가적 판단을 이끌 만큼 설득력이 있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지금 필요한 자세는 절치부심(切齒腐心)이다. 지난 실패를 곱씹으며 설득과 전략의 빈틈을 채워야 한다. 박 시장이 증명해야 할 것도 개최의 당위성과 준비된 역량이다. ‘이번만큼은’이라는 다짐에 무게를 더하는 길은 결국 치밀한 준비에 있다.
G20 인천 유치 론라인 서명 배너. /인천시 홈페이지 팹처
G20 인천 유치 론라인 서명 배너. /인천시 홈페이지 팹처
◇APEC의 교훈, 시설의 우수성을 넘어 개최의 이유로

APEC 유치전에서 인천은 경주·제주와 경쟁했다. 인천이 공항 접근성과 국제회의 기반의 강점을 강조하는 동안 최종 개최지로 선정된 경주는 문화·관광자원과 국가·지역 발전에 기여할 가능성 등을 평가받았다. 시는 선정 과정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여기서 얻어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국제행사 개최지는 시설의 규모와 편의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행사의 성격과 도시의 정체성이 얼마나 어울리는지, 개최가 국가에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 지역 발전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도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된다.

G20 유치 전략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공항이 가깝고 회의장이 잘 갖춰졌다는 설명에 더해 인천에서 열리는 G20이 대한민국에 어떤 기회를 줄 것인지 답해야 한다. 세계 경제를 논의하는 정상회의의 의제와 인천의 산업·도시 자산을 연결하는 논리가 필요하다.

선정 절차에 대한 대응도 전략의 일부다. 평가 기준에 맞춘 자료, 현장실사에 대비한 동선, 재정과 운영의 실행계획을 사전에 갖춰야 한다. APEC의 경험은 이렇게 다음 도전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쓰일 때 비로소 값진 자산이 된다.
지난 9월18일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신승열 기획조정실장 주재로 '2028 G20 정상회의' 인천유치 지원 TF 킥오프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인천시
지난 9월18일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신승열 기획조정실장 주재로 '2028 G20 정상회의' 인천유치 지원 TF 킥오프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인천시
◇서명과 응원의 힘, 시민이 참여하는 준비로 이어져야

시는 지난 9월 G20 정상회의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부서와 유관기관의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군·구와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지역 축제와 주요 행사, 온라인 채널 등을 활용해 유치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프로스포츠 경기장의 서명운동과 응원 캠페인도 시민의 염원을 모으는 통로다.

시민의 지지는 유치전을 지탱하는 중요한 힘이다. 도시 전체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준비의 추진력을 높이고 대외적인 설득에도 보탬이 된다. 다만 서명과 응원의 규모만으로 개최 역량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모인 뜻을 실제 준비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가 다음 과제다.
인천지역 군수 구청장들이 지난 12일 강화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협의회에서G20 정상회의 유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성공적인 개최도시 선정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인천시
인천지역 군수 구청장들이 지난 12일 강화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협의회에서G20 정상회의 유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성공적인 개최도시 선정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인천시
시민 참여는 교통과 안전, 관광과 환경, 지역 상권의 준비로 이어져야 한다. 행사 기간 예상되는 불편을 시민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일도 포함돼야 한다.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자원봉사와 시민 교류의 기회를 어떻게 넓힐지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유치’라는 말은 시민이 준비의 주체가 되고 성과를 함께 나눌 때 힘을 얻는다. 박 시장의 리더십 역시 시민의 열기를 끌어모으는 데서 나아가 그 참여를 지속할 체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인천 송도 국제신도시 전경. /인천경제청
인천 송도 국제신도시 전경. /인천경제청
◇공항·송도·첨단산업, 인천만의 개최 모델을 세워야

경쟁 지역마다 내세우는 자산은 뚜렷하다. 회의·숙박시설의 집적도와 국제행사 경험, 문화·관광자원 등 저마다의 강점이 있다. 인천도 보유 시설을 나열하는 수준을 벗어나 인천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개최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하늘길인 인천국제공항과 바닷길인 인천항은 세계를 잇는 관문이다. 송도의 국제회의 기반과 국제기구, 바이오 산업 집적지와 첨단산업은 회의의 의제를 현장과 연결할 자산이다. 글로벌 공급망과 바이오·AI, 에너지 전환과 물류를 인천의 산업 현장에서 보여주고 회의가 기업 간 교류와 투자 협력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할 수 있다.

서해안권 지방정부와 추진하는 공동 유치 구상도 이런 전략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협력 지역을 늘리는데 그치지 않고 정상회의와 관련 회의, 부대행사를 어떤 기준으로 배치할지 제시해야 한다. 지역별 역할과 비용 부담, 수송·안전 대책이 맞물려야 공동 개최의 설득력도 높아진다.

분산 개최는 협력의 폭을 넓힐 기회인 동시에 조정의 역량을 요구한다. 인천을 중심으로 한 연대가 각 지역의 산업과 관광, 국제교류에 어떤 성과를 남길지 설명해야 한다. 지역 간 협력을 국가 균형발전의 구체적인 그림으로 제시할 때 인천의 제안은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시
◇유치의 명분은 국가의 기회, 성과의 기준은 시민의 삶

G20 개최도시 선정은 시의 의지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중앙정부와 유관기관의 협력, 국가 차원의 판단이 맞물려야 한다. 박 시장에게 요구되는 정치·행정적 역량도 여기에 있다. 인천의 강점을 정부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와 실행 계획으로 제시하고 국가적 선택을 이끌어낼 명분을 쌓아야 한다.

그 명분에는 안정적인 행사 운영이 전제돼야 하는 함은 물론이다. 행사장과 숙박시설, 공항을 잇는 수송체계와 함께 경호·의료·통역과 돌발상황 대응까지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 개최 비용과 재원 분담, 기존 시설의 활용 방안 역시 유치 계획 단계부터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성과의 기준을 시민의 삶에 둬야 한다. 국제행사 유치가 도시 브랜드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재정 부담과 생활 불편을 설명할 수는 없다. 지역 기업의 참여 기회, 관광과 골목상권에 돌아갈 효과, 행사 이후에도 남을 교류와 산업 협력의 기반을 함께 보여줘야 한다. 기대 효과와 부담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일이 시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APEC의 아쉬움을 넘어서는 힘은 과거의 결과를 되돌리고 싶은 마음보다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박 시장의 결단과 시민의 참여, 정부의 협력이 하나의 실행계획 안에서 맞물려야 한다. 인천의 염원이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그 결실이 도시의 이름을 높이고 시민의 내일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인천은 열망의 크기를 준비의 깊이로 증명해야 한다. 여하튼 APEC 유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에는 치밀한 전략과 철저한 준비로 G20 유치의 결실을 맺길 바란다.

※통찰추호(洞察秋毫)는 아주 작은 부분이나 미묘한 변화까지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의미한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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