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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용균 영면…"비정규직·차별없는 세상서 태어나길"

38년만에 산업안전법 개정

2019-02-10 08:10:00

[비욘드포스트 지미옥 기자]
'꿈 많던 청년'이었던 고(故) 김용균(향년 24세)씨가 사고로 숨진 지 62일 만에 영면에 들어갔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9일 오전 3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제를 진행한 후 오전 4시 김씨의 발인을 엄수했다. 이날 장례식장 복도 양 옆은 '내가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라고 쓰인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다.

운구가 시작되자 이준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 태안지회 지회장이 김씨의 명패를 들고 앞장을 섰다. 그 뒤로는 김씨의 사촌동생이 걸어갔다. 이어 김씨 운구가 따라가고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흐느끼며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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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고(故) 김용균 노동자의 노제 운구 행렬이 광화문 광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평소 딸기를 좋아하고 반지의 제왕 절대반지를 갖고 싶던 꿈 많던 청년 비정규직 김용균 동지여. 부모님의 하나밖에 없는 희망이었던 김용균 동지여. 군대를 갓 제대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공기업인 발전소 비정규직으로 취업한지 3개월 만에 참혹한 죽음을 맞이한 김용균 동지여"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그는 이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의 덫에 걸려 산재 사망사고, 아니 구조적 살인을 당한 김용균 동지여. 이 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여실하게 보여준 김용균 동지여. 동지의 희생이 계기가 되고 부모님의 헌신에 힘입어 우리 사회는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라는 악순환의 사슬을 끊는 중대한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지의 발전소 비정규직 동지들은 공공기관 정규직 노동자가 되고 노동 조건도 상당 조건 개선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발전 산업 분할 민영화의 역류를 바로 잡고 재공영화 시킬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 이 세상에서의 온갖 고단함을 내려놓고 편히 가소서. 비정규직도 없고 차별도 없는 새 세상에서 환생하소서"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발인 이후 위원회는 태안화력발전소 정문과 서울 중구 흥국생명 광화문지점 등에서 차례로 노제를 지낸 뒤 광화문광장에서 영결식을 진행했다.

화장은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이뤄지며, 장지는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 마석 모란공원은 전태일 열사 등의 묘지가 있는 노동·사회 열사들의 상징적인 장소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1일 오전 3시20분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로 직장동료에게 발견됐다. 당시 김씨는 협력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김씨의 사망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사회적 여론에 불을 지폈다. 곧바로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꾸려졌고, 대책위는 속도를 내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산업안전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산안법은 결국 12월27일 전면 개정됐다. 이 법이 개정된 건 38년 만이다. 산안법 전부개정안에는 근로자에게 작업 중지권 부여, 유해·위험한 작업의 원칙적 도급금지, 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 강화, 법 위반 시 제재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미옥 기자 gmo@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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