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등 범람에 이재민 3174명 발생…10명 사망·1명 실종
농·축·수산 피해 속출, 농경지만 6823㏊
폭우가 쏟아진 8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이 수중도시로 변했다. (사진=구례군 제공).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광주·전남지역에 사흘 가까이 최대 60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시간당 90.8㎜의 강한 비로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했다. 산사태·급류로 10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강과 하천 범람으로 도농 곳곳이 물바다로 변해 3174명이 터전을 잃거나 임시 거처로 옮겼다. 농·축·수산물 피해도 지속해 불어나고 있다.
◇최고 612㎜ 물폭탄, 시간당 90㎜↑폭우
9일 광주시·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0시부터 이날 정오까지 누적 강수량은 담양 612㎜를 최고로 광주 533.7㎜, 화순(북면) 517.5㎜, 장성 457.5㎜, 나주 385.5㎜, 구례 351.5㎜ 등이다.
시간당 최고 강수량은 광주공항 90.8㎜(8일 오전 9시 6분부터 오전 10시6분 기준), 담양 봉산 87㎜ 등을 기록했다. 광주 공식 관측지점인 북구 운암동 기상청에도 8일 오전 6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 82㎜의 폭우가 쏟아졌다.
광주기상청은 북상하는 제5호 태풍 장미(JANGMI)의 영향으로 오는 10일부터 광주·전남에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강수량은 100~200㎜, 지리산 부근 등 많은 곳은 300㎜이상이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경우 피해 복구 차질과 추가 피해 발생도 우려된다.
◇물폭탄에 10명 사망·1명 실종, 이재민 3174명
기록적 폭우에 전남에서 9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광주에서는 1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전남 곡성군 고달면 하천에서 실종됐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오전 10시42분께 화순군 한천면 한 마을에서 60대 남성이 농수로 정비 중 급격히 불어난 빗물에 휩쓸려 숨졌다.
8일 오전 6시25분께 담양군 금성면 야산에서 무너진 흙이 주택을 덮쳤다. 70세 여성이 구조 직후 숨졌다.
같은 날 오전 4시께 담양 봉산면의 한 주택에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던 8세 남아는 신고 접수 9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7일에는 오후 8시29분께 곡성군 오산면 한 마을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 5채를 덮쳤다. 매몰된 주민 5명 모두 숨졌다.
8일 오전 5시께 담양군 금성면 대곡교차로에서 후진하던 차량이 하천에 떠내려가 운전자가 실종 상태다.
광주에서는 8일 오후 1시57분께 북구 신안동 모 오피스텔 지하에서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비 피해 상황을 살펴보려다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담양 대덕면 주택 1채 파손으로 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범람과 침수 여파에 따른 이재민 현황(9일 오후 3시 기준)은 광주 400명(복귀 7명), 전남 2774명(복귀 149명)으로 집계됐다. 전남 이재민은 영산강·섬진강 수계에 사는 주민이 대다수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