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초 2사 2루상황에서 두산 오재원이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규시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가을야구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두산 베어스 베테랑 오재원(35)은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고도 덤덤했다.
목표로 삼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가기 위해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산은 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2020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9-7로 승리했다. 1차전 4-0 승리에 이어 2차전까지 이긴 두산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오재원이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앞장섰다. 오재원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8타수 4안타 타율 0.500, 4타점으로 활약했다.
오재원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67표 중 53표를 획득, 크리스 플렉센(10표), 허경민(2표) 등을 제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올해 주전 경쟁에서 밀린 오재원은 정규시즌에서 85경기 출전 타율 0.232(155타수 36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오재원은 포스트시즌 활약으로 아쉬움을 지워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0으로 앞선 4회말 적시 2루타를, 6회말 쐐기 적시타를 때려낸 오재원은 이날 2회초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날려 두산에 선취점을 안겼고, 4회초에도 적시타로 두산의 3-0 리드를 이끌었다.
경기 후 오재원은 "2경기만 하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게 돼 다행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멋진 경기를 하겠다"고 덤덤하게 소감을 밝혔다.
오재원은 맹타 비결에 대해 "들쭉날쭉하게 경기에 출전해 타격감을 잡기가 힘들었다. 시즌 막판에 최주환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연속으로 몇 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경기 감각이 좀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LG의 맹렬한 추격을 뿌리치고 거둔 승리다. 8-0까지 앞섰던 두산은 1점차까지 쫓겼으나 살얼음판 리드를 잘 지켜 승리를 낚았다.
오재원은 "경기가 그대로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예상했던 일"이라며 "어어, 하다가 점수를 많이 줬다. 팬들이 보기에는 재미있는 경기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재미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오재원은 "재미가 있었겠나. 지금 죽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자신이 주인공이 됐음에도 오재원의 얼굴에서는 미소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재원은 "우승한 것이 아니지 않나. 아직 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며 "경험상 우승 확정 전까지 기뻐하거나 슬퍼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몇 년 동안 해와서 다 알고 있다. 확정되거나 떨어지는 것이 아니면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래도 MVP는 팀에 도움이 돼서 받는 것이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은 9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KT 위즈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오재원은 "정규시즌과는 전혀 다른 경기다. 시리즈 양상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재미있고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 KT가 올해 짜임새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경험이 비교적 적은 KT를 향해 "긴장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두산은 지난해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좋은 기억이 있다. 오재원은 "좋은 기억은 많을수록 좋다.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재원은 고척에서 경기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것을 무척이나 반겼다.
그는 "고척돔에서 경기하는게 양 팀에게 모두 좋다. 수비할 때나 수비하고 들어온 후에 손발이 너무 얼어서 힘들다"며 "좋은 조건에서 경기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재원은 LG의 탈락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된 LG 박용택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오재원은 "박용택 선배를 항상 존경했다. 상대 팀이지만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로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후 LG 더그아웃을 봤는데 계속 움직이면서 몸을 풀더라. 박용택 선배에게 찬스가 안 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