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종부세 과세 기준을 변경하고 다주택자 중과 세율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주택시장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24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뉴시스]
[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주택거래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금리가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나면서 돈빌리기 주저하는데다 종합부동산세 완화로 매물이 사라지는가 하면 경기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7% 하락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이후 9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지난주(-0.05%)보다 낙폭도 확대됐다. 하락폭으로는 2020년 4월 27일(-0.07%) 조사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크다.
또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317건에 그치고 있다. 실거래가 신고기한이 다음달 말까지로 한 달 남아 있지만 7월 말 현재 신고 건수를 고려하면 올해 2월(815건)보다도 적은 역대 최저 건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뉴시스
이같은 현상은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금리를 0.5%포인트(p) 올린 '빅 스텝'을 단행하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특히 미 연준이 0.75%p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한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대출 이자 부담이 늘었고 집값 하락도 본격화되면서 매수를 미루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 폐지를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발표한 뒤 수도권 아파트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 보유세 부담 증가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에 대한 중과세율 한시적 유예로 보유한 주택을 처분하려던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종부세율은 보유 주택 수와 상관없이 0.5~2.7%가 적용된다. 또 현재 기본세율 주택 150%, 중과세율 주택 300%로 각기 다르게 책정된 세 부담 상한을 150%로 단일화하고, 과세표준 구간(12억~50억원)은 중간에 12억~25억원 구간을 신설할 계획이다.
정부의 종부세 인하 계획 발표 이후 수도권 내 매물이 감소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3743건으로 집계됐다. 종부세 인하 계획이 발표된 21일(6만4046건) 대비 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12만3549건에서 12만2837건으로 0.6% 줄었고, 인천도 2만7269건에서 2만7030건으로 0.9% 감소했다. 이 같은 매물 감소는 이번 세법 개정안에 따라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세 부담이 줄면서 집주인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에선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정부가 물가 급등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보유세 인하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잇단 금리 인상에 집값 고점 인식까지 더해지면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종부세 인하로 여유가 생긴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