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자율주행 제조사들이 보험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 보험사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방대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위험 분석과 합리적인 보험료 책정 등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통 보험사들의 사업영역이 잠식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보험사들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제조사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들과 어떻게 융합하는지가 생존의 키(Key)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성엽 수석연구원의 ‘자율주행차 제조사, 보험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 보고서에서다. 테슬라, 미국 자동차 보험 시장 내 Top 10 보험사 진입 전망
모간스탠리는 미국에서 자동차 보험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테슬라의 보험부문 매출액이 2031년에 96억 달러, 시장점유율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시간으로 안전운전을 유도해 사고율과 보험료를 대폭 낮춘 테슬라 보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테슬라의 ‘Top 10 보험사 등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향후 보험 사업이 테슬라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2021년 매출액 기준으로 161억~215억 달러 수준이다.
테슬라는 미국 내 보험 서비스 제공 지역을 현재 12개 주에서 45개 주로 확대하고, 해외사업도 캐나다, 영국, EU(8개국), 중국 등에서 타국가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GM·포드 등 자율주행차 제조사들, 자동차보험 시장 진입 박차
테슬라와 함께 자율주행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도 보험사와 제휴 또는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포드, PSA, 다임러도 각각 옥토 텔레매틱스, AXA, 스위스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자동차보험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마친 상태다.
전통 보험사들, 레벨3 이상 자율주행 환경 대비해 제조사와 협력 강화
레벨3 이상부터 운전 주체가 사람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사고의 책임 소재가 바뀌고, 과거 데이터는 자율주행 환경에서 적합하지 않아 새로운 기준 마련 필요하다.
레벨0~2 수준에서는 자율주행 기능이 운전자를 지원하는 보조기능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레벨3 이상부터 특정 조건별 운전 주체의 변화가 발생해 책임 소재 불분명하다.
또한, 새로운 도로 환경은 일반차와 다양한 레벨의 자율주행차가 혼재하고, 기술적 결함과 해킹 등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새로운 보험체계 구축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보험사들은 운행 및 도로 환경 데이터에 강점을 보유한 자율주행차 제조사와 손잡고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보험상품 기준 마련에 착수했다.
국내 손보사, 자율주행 시대의 새로운 경쟁구도 대비할 필요
보고서는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에는 데이터 확보에 이점을 지닌 자동차 제조사들과 빅테크 기업들이 기존 보험사들의 전통적 사업영역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자율주행차 제조사들은 보유 OS와 인지 장치를 통해 획득한 방대한 데이터로 정밀한 사고위험 분석 및 사고 보상 시스템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자동차 제조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데이터 자산 격차를 줄이고, 자율주행 도입으로 변화할 환경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