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IT 세트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재고량이 급증하고 가격은 급락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이에 감산, 장비 반입 연기, 공정 전환 최소화, 투자 축소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2분기 이후 모바일DRAM 및 서버DRAM 수요가 점차 살아나면서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고 수출도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챗봇 기반의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스페셜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반도체 업황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우창희 수석연구원의 ‘반도체 시장 현황 점검 및 전망’ 보고서에서다.
3분기 이후 안정화 예상
보고서는 현재 재고 수준은 20주 이상 높아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4분기 고객사 및 공급사 보유 재고는 각각 6~14주, 16~17주다.
20주 재고는 현재 반도체를 전혀 생산하지 않더라도 재고만으로 약 5개월 동안 판매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적정 재고 레벨은 통상 4~5주 정도다.
반도체 재고는 올해 2분기에 정점을 찍고 생산량 조절과 모바일 및 서버DRAM 수요 회복 등으로 연말로 갈수록 생산 및 유통 재고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생산량을 조절 중이다. PC용 D램 고정가는 2021년 10월까지 4.1달러를 유지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이 거듭되면서 2월 현재 1.81달러로 15개월 동안 55.9% 하락했다.
우 수석연구위원은 “수요 부진, 재고 증가,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장비 반입 연기, 웨이퍼 투입량 조절 등을 통해 인위적인 감산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DRAM 수요 회복 전망
2023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급속한 위축에서 소폭의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2023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대비 2.5% 성장한 12억 5,000만대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월대비 약 40% 이상 증가하며 리오프닝 영향에 따른 모바일 IT기기의 수요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하반기부터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 전망에 서버DRAM 수요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하반기부터 회복세 전망
1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IT 세트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 대비 44.5% 감소한 6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 감소를 견인했다.
그러나 반도체 수요가 되살아나는 2분기 이후 재고 감소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수출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부터 다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보고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열풍이 불면서 이와 관련된 반도체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신규 시장 창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며 “향후 AI 기반 플랫폼 및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초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업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