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15일(현지시간) 이달 말 또는 다음달부터 소비제품의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15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가 "여전히 너무 높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월마트의 가격 인상을 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레이니 CFO는 "우리는 가격을 가능한 한 낮게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관세의 강도를 감안할 때 이번 주 공개된 (대중국) 관세율 인하(145%→30%) 수준에서도 낮은 소매 마진의 현실을 감안할 때 모든 (가격 인상) 압박 요인을 흡수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이러한 가격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규모와 속도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도 말했다.
WSJ은 관세의 영향이 아직 소매업체에서 판매되는 상품에 완전히 반영되진 않은 상태라고 짚었다. 업체들이 관세 시행 전에 상품을 확보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룬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월마트를 시작으로 관세발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면 미국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 다른 소매업체들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예상했다.
품몰별 인상 규모 순위. 자료=PWC 관세분석, 야후파이낸스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한 곳인 PWC의 관세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관세 인상으로 올해 소비제품 상승 규모는 의류가 무려 159억달러( 약 2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음료(72억달러) 가구(70억달러) 과일(67억달러) 곡물류(56억달러) 순이었다.
일부 상품은 가격이 이미 올랐다. 관세로 인해 월마트에서 바나나 가격은 파운드당 50센트에서 54센트로 인상됐다.
주요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미국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포드자동차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량 3종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최근 미국 내 딜러사에 알렸다.
버킨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명품 기업 에르메스는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독일 샌들업체 버켄스탁도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비용 부담을 피하기 위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15일 밝혔다.